어처구니없이 넘어간 무근성 옛집 우영팟예전처럼 고추며 상추들 착하게 자라고 있다빈집 되면 텃밭도 빈털터리가 되어검질만 왕상할 줄 알았는데, 웬말인가어머니 손 있을 때 자라던 그대로어머니 없어도 기죽지 않고 으쌰으쌰여리고 푸른 것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어머니가 왜 집을 떠났는지 물을까 하다가혹시나 눈물 그렁그렁 속이 상할까 꾹 참고곧 오겠지 틀림없이 오실 거야 생각하면서다시 돌아올 어머니에게 예쁘게 보이려고하얗고 노란 꽃망울 반짝반짝 피워 올리면서바람 불면 고개 삐쭉 내밀어이제나 오카 저네나 오카 주왁주왁 흔들리면서김수열(1959~)어쩌다가 시인의 “무근성 옛집 우영팟”이 넘어갔을까. 억울한 그 내막을 알 수는 없지만, 짐작은 할 수 있겠다. 한때는 복작거리며 살았을 그 집으로부터 가족이 떠나왔지만, 마음은 떠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어느 날 시인은 그 우영팟으로 걸어 들어갔다. 제주말인 우영팟은 텃밭을 뜻한다. 우영...
택시 운전기사를 흉기로 살해하고 피해자의 택시를 몰아 사람들을 치고 달아난 20대가 구속됐다.경기 화성서부경찰서는 A씨를 강도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이날 오후 3시 A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진행한 수원지법 정희영 판사는 도주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6일 오전 3시27분께 화성시 비봉면 삼화리의 한 도로에서 60대 택시 운전기사 B씨를 흉기로 찌른 뒤 택시를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B씨는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다.A씨는 도주 과정에서 마을 주민 2명을 들이받아 다치게 한 혐의도 받는다.이후 A씨는 오전 4시40분께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바퀴 없는(펑크 난) 차량이 돌아다니고 있다”는 신고를 받은 남태령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에게 긴급 체포됐다.검거 당시 A씨의 가방에서는 흉기 3점이 발견됐다. A씨는 “평소 겁이 많아 호신용으로 챙겨 다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
경기 화성시의 리튬 배터리 제조업체인 주식회사 아리셀 공장에서 폭발 및 화재 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되었다. 이 사고로 23명의 작업자가 목숨을 잃고, 9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 원인은 단순하지 않다.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생산을 추진했고, 대형 폭발 발생 전 리튬 배터리가 폭발하는 사고가 있었음에도 조치 없이 작업이 재개됐다. 아리셀은 산업안전보건법상 위험성 평가 심사를 거쳐 우수사업장으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실상은 위험 요소들이 방치된 곳이었다. 당시 현장에는 금속 화재 전용 소화기도, 유증기를 막을 환기시설도 없었다. 비상구 문은 정규직만 열 수 있었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탈출할 수 없었다.피해자들은 불법 파견과 도급 형태로 고용된 이주노동자였다. 이들은 기본적인 안전 교육도 받지 못했다. 대피로 안내조차 받지 못한 상태로 일했다. 외국국적동포 체류자격을 가진 이들이 다수였다. 단순노무직에서 일할 수 없는 자격이지만, 피해자들은 공장에서 리튬 배터리를 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