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아랍국가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아브라함 협정에 여러 국가가 추가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이란 휴전 성사로 자신감을 얻은 트럼프 대통령이 1기 행정부 때 완수하지 못한 아브라함 협정 확대를 통해 중동 질서를 재편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지금까지는 이란이 가장 큰 문제였기 때문에 (아브라함 협정에) 더 많은 나라를 합류시키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동안 이란도 다른 모든 나라와 함께 아브라함 협정에 참여할 것으로 생각했다”며 “솔직히 이란은 지금보다 형편이 더 나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의 군사력과 영향력이 약화한 지금이 아브라함 협정 확대 적기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30일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은 평화와 정상화를 위한 ‘아브라함 협정’을 확대하는 데 관심이 있다”며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아브라함 협정은 이스라엘과 아랍국가 간 관계 정상화 협정으로, 트럼프 1기 행정부 중동 외교의 최대 성과로 꼽힌다. 2020년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연합·바레인·수단·모로코 등이 협정에 서명했다. 미국은 이슬람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수교를 적극적으로 추진했으나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하면서 양국 관계 정상화는 불발됐다.
아브라함 협정에 새롭게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는 시리아와 레바논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중동 순방 도중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과도정부 대통령과 만나 대시리아 제재 해제를 선언했다.
지난 2월 친서방 지도부가 출범한 레바논도 고려 대상이다. 레바논은 미국 의견을 반영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배제한 새 내각을 꾸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머지않은 시기에 아브라함 협정 참여국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스티브 위트코프 미 대통령 중동특사는 미 정부가 협정과 관련해 “큰 발표를 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정부는 사람들이 상상도 하지 못했을 여러 국가의 관계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다. 이는 중동에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란을 향해 핵 프로그램 완전 폐기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에 “이란이 평화롭게, 위협이 되지 않게 행동할 경우 제재를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대사는 미 CBS 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의 우라늄 농축은 오직 평화적 에너지를 위한 것이며 절대 농축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농축은 양도할 수 없는 권리다. 우리는 이 권리를 행사하길 원한다”고도 했다. 이란 핵 프로그램이 말살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전날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미군의 이란 핵시설 공습에도 “핵시설 일부는 여전히 건재하다”면서 “내가 보기에 이란은 몇달 또는 그보다 짧은 기간에 고농축 우라늄 생산 설비를 몇개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 의회는 지난 25일 IAEA와 협력을 잠정 중단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란이 지난 23일부터 이스라엘과 휴전한 틈을 타 파괴된 핵시설을 복구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충북 청주의 한 병원에서 진드기 매개 질환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환자를 돌보던 의료진이 2차 감염돼 보건당국이 역학조사 및 접촉자 관리를 진행 중이다.
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SFTS 환자 60대 A씨가 지난달 발열 등의 증상을 보여 4일 보은에 있는 병원에 입원했다가 5일 청주의 한 종합병원으로 전원 됐다.
이후 9일 A씨의 증상이 악화해 청주 상급종합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같은 달 11일 중환자실에서 심폐소생술을 받던 중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
당시 심폐소생술에 참여한 의료진 중 9명이 지난달 17일부터 발열, 두통, 근육통, 설사 등 증상을 보여 SFTS 확인 진단검사 결과 7명이 양성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환자의 기관 내 삽관, 객담 흡입, 인공호흡기 적용, 심폐소생술 등의 처치과정에서 의료진이 환자의 혈액 및 체액에 노출되면서 2차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의료진들 모두 증상은 사라진 상태다.
SFTS는 주로 바이러스를 보유한 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지만, 고농도의 SFTS 바이러스를 배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증환자·사망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혈액 및 체액에 노출될 경우 비말을 통해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하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SFTS 사람 간 2차 감염자는 총 35명이며, 그 중 의료종사자는 34명, 장례지도사는 1명이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SFTS 환자 진료·치료 시 개인보호구 착용 등 의료종사자 감염관리를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며 “SFTS는 농작업 및 야외활동 시 진드기에게 물려 발생해 긴 옷, 모자, 양말 등으로 노출 부위를 줄이고 기피제를 사용해 달라”고 밝혔다.
시장금리 하락세에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가 6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다만 예금 금리 하락폭이 대출 금리 하락폭보다 더 커 예대금리(신규취급액 기준) 차는 다시 벌어졌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5월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를 보면 예금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26%로 전월(4.36%)보다 0.10%포인트 낮아져 여섯 달째 하락했다. 주택담보대출이 3.98%에서 3.87%로 0.11%포인트, 일반 신용대출이 5.28%에서 5.21%로 0.07%포인트 각각 내렸다.
기업대출 금리는 4.16%로 전월(4.14%)보다 0.02%포인트 올라 반년 만에 상승했다. 대기업 대출이 4.04%에서 4.15%로 0.11%포인트 올랐고, 중소기업 대출이 4.24%에서 4.17%로 0.07%포인트 낮아졌다. 전체 은행권 대출 금리는 4월(4.19%)보다 0.02%포인트 떨어진 4.17%로 집계됐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은행채 금리와 코픽스(COFIX) 등 지표금리 하락으로 가계대출 금리가 내렸다”며 “기업대출 금리는 4월 반도체 설비투자 지원과 관련해 저금리 정책대출이 큰 규모로 취급된 데 따른 기저효과 등의 영향”이라고 말했다. 대출 금리 전망에 대해서는 최근 발표된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방안 등에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어떻게 조정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도 시장금리 하락 등으로 연 2.71%에서 2.63%로 0.08%포인트 내려 지난해 10월 이후 8개월 연속 내림세다. 순수저축성예금이 2.64%로 전월(2.71%)보다 0.07%포인트 떨어졌고 시장형 금융상품은 0.11%포인트 하락한 2.58%였다.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4월 1.48%포인트에서 0.06%포인트 오른 1.54%포인트로, 예금 금리 하락폭이 대출 금리보다 커 한 달 만에 다시 확대됐다. 다만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2.19%포인트로 전월(2.21%포인트)보다 0.02%포인트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