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해외 인플루언서를 동원한 국가 이미지 관리에 나섰다. 악화한 대중국 인식을 반전시키기 위해 자국에서 차단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같은 SNS를 역이용하는 공공외교 전략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중국의 진짜 본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명목 아래 여행 경비를 전액 지원하는 방식으로 우호적 콘텐츠 생산을 유도하고 이를 부정적 여론 완화와 정치적 이미지 관리에 활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르몽드 보도에 따르면 중국청년보 등 중국 관영 매체는 최근 ‘중국-글로벌 청년 인플루언서 교류 프로그램’의 하나로 ‘진짜 중국’을 세계에 알릴 구독자 수 30만명 이상의 청년 인플루언서 모집하고 있다. 중국청년보와 북미 지역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매체 칼리지데일리 보도를 종합하면 지원 자격은 만 18~35세의 미국 거주자로 유튜브, 틱톡, 엑스, 인스타그램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인플루언서여야 한다. 또 중국 문화를 좋아하고 “불량한 행동” 전력이 없어야 한다는 조건도 명시됐다.
최종 선발자는 7월 중 10일간 베이징, 상하이, 선전, 쑤저우, 한단 등 5개 도시를 방문하게 된다. 방문 일정에는 중국의 전자상거래 허브 시찰과 함께 샤오홍슈(小紅書)·비야디(BYD) 본사 견학, 태극권 등 전통문화 체험, 만리장성 라이브 방송 등이 포함된다. 비자 발급 절차에서는 중국 정부의 특별 지원을 받으며, 전체 체류 경비는 중국 측이 전액 부담한다.
코로나19와 강압적인 방식의 ‘전랑(늑대전사) 외교‘로 인해 중국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아진 가운데 중국이 공공외교의 방향을 바꾸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근 외국 인플루언서의 중국 방문기가 주목받은 것도 이러한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413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20세 미국 유튜버인 대런 왓킨스 주니어(채널명 아이쇼스피드)는 지난 3~4월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 등 여러 도시를 방문해 현지인들과 소통하는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그는 중국 전통의상이나 국기 문양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중국 가요를 부르거나 춤을 추고 소림사에서 무술 배우면서 중국 문화에 감탄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영상이 공개되자마자 중국 관영 매체와 SNS는 “서구의 편견을 넘어 진짜 중국을 보여준 방송”, “체험과 공감이 바꾼 고정 관념”이라며 집중적으로 홍보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일부 장면을 아예 짧은 영상(쇼츠)로 편집해 ‘원래 중국은 이런 곳’이라는 제목의 홍보 콘텐츠로 재가공하기도 했다.
중국에 비판적이었던 인물까지도 우호적인 콘텐츠를 내놓고 있다.
반중 인사로 꼽혀온 대만 유튜버 천즈한(陳之漢)이 최근 공개한 중국 여행 영상이 대표적이다. 해병대 출신 직업군인이자, 조직폭력배, 무술인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 그는 현재 유튜브에서 116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2019년에는 중국 공산당에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하고 친중 언론과 정치인을 거침없이 비판해 2022년에는 총격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영상에서는 중국의 고속철도와 공공화장실 환경을 칭찬하는 등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는 영상 제작과 관련해 중국 정부로부터 금전적 지원은 받지 않았다면서도 중국 시장 진출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과거부터 외부 인사를 대외 선전에 활용해왔다. 마오쩌둥 주석은 <중국의 붉은 별>에서 홍군을 낭만적 농촌 게릴라로 표현한 미국 언론인 에드거 스노를 신뢰했으며, 미국에 중요한 메시지를 전할 때 그와의 인터뷰를 활용했다. 중국이 일부 작가에게 ‘인권 유린 현장’으로 지목되는 감옥을 공개하는, 이른바 ‘차이펑(采風)’이라는 선전 활동과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새로운 콘텐츠를 찾는 인플루언서들과 국제 이미지 개선을 꾀하는 중국 정부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이 같은 중국 우호적 콘텐츠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청밍밍 호주 커틴대학교 교수는 싱가포르 CNA와 인터뷰에서 “인플루언서들이 중국 정부의 초청을 받긴 하지만 콘텐츠는 정부가 아닌 인플루언서 스스로 제작하기 때문에 접근방식이 다르며”면서 “이는 ‘판다 외교’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했다.
행정안전부는 민간의 여권 재발급 신청과 영문 운전면허증 발급 등을 이달의 추천 공공서비스로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여권 재발급 신청은 주민센터에 직접 방문하거나 정부24 누리집에서만 가능했지만, 지난해 6월부터는 민간에서도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여권 재발급은 KB스타뱅킹 앱 ‘국민지갑’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사진 등록과 수수료 결제를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다. 또 여권 만료 기간이 6개월 이상 남은 경우 신청 가능 시점(만료 6개월 이내)에 다시 알려주는 기능도 있다.
영문 운전면허증은 국내 운전면허증 뒷면에 성명, 생년월일, 면허번호, 운전 가능 차종 등 운전자 정보가 영어로 표기돼 있어 국제운전면허증이 없어도 전 세계 69개국에서 이용할 수 있다.
영문 운전면허증 유효기간은 국제운전면허증(1년)과 달리 국내 운전면허와 동일한 10년이다. 다만 해외에서 사용할 때는 반드시 여권을 함께 소지해야 한다. 면허증은 한국도로교통공단 안전운전 통합민원 누리집이나 전국 운전면허시험장, 경찰서 교통민원실 등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행안부는 이 외에 챗봇 서비스인 ‘물어보안’도 추천 공공서비스로 선정했다. 서비스는 각종 물품의 기내 반입 가능 여부와 위탁 수하물로 보내야 하는지 여부를 실시간으로 안내해준다.
행안부는 정부 서비스 중 이슈·시기별로 국민이 더욱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정책을 매달 추천 공공서비스로 선정해 소개하고 있다.
논어는 시가 있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시(詩)는 아니고 시(時)다. 둥근 지구를 딛고 휘어진 공중에 기대 사는 동안, 시간을 벗어날 수 있을까. 시(詩)도 시(時)다. 이 말은 한 구절 모자라서 단시(短詩)도 아니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공자는 말(言)을 많이 다루었다. 시도 중요하게 여겼다. 아들에게 말한다. “시를 배우지 않으면 말을 할 수 없단다(不學詩, 無以言).”
한자는 하나의 품사에 갇히지 않는다. 오늘에서 내일로 가는 시공의 흐름을 생각한다면 명사도 실은 늙어가고 낡아가는 동사일 수밖에 없다. 시(時)는 시(詩)다. 모든 때는 반지 같은 한 편의 시를 남긴다. 굽이굽이 삶의 국면과 시는 도시락처럼 궁합을 꽉 맞춘다.
서른 무렵, 혼인하고 아이 둘이 차례로 태어났을 때의 시. “그대가 결혼을 하면 여인은 외부로 열린 그대의 창, (…) 그 여인에게서 아이를 얻으면 그대의 창은 하나둘 늘어난다.”(이성복) 아, 시간이 흘러 어머니 돌아가시고 돌연 연락이 끊겼다. 기억으로 그리움을 달래던 어느 날 손잡고 계단을 오르는데, 문 앞에서 말씀하신다. 야야, 난 고마 안 들어갈란다, 소스라쳐 놀라 깰 때의 시. “가까운 이가 죽음을 맞이하는 건 누구에게나 언젠가는 일어나는 일/ (…)/ 그러나 아주 이따금/ 자연이 작은 호의를 베풀 때도 있으니/ 세상을 떠난 가까운 이들이/ 우리의 꿈속에 찾아오는 것.”(쉼보르스카) 이럴 때 꿈은 우리 고향 뒷동산 이상의 실제 면적이 된다. 바다에 파도 일듯 삶의 정거장에서 고약한 일은 더러 일어난다. ‘이명래고약’도 아니라서 약으로도 쓸 수 없는 고약. 그 난처한 지경은 이런 구절 덕분에 잠깐의 어리둥절로 처리할 수 있었다. “어렸을 적 낮잠 자다 일어나 아침인 줄 알고 학교까지 갔다가 돌아올 때.”(황지우)
백두산 꽃산행, 연변 내두산촌, 어느 고갯길, 노란 민들레, 폭신한 꽃잎, 뒹구는 뒤영벌, 쪼그리고 앉아 관찰할 때의 시. “눈보라는 꿀벌 떼처럼/ 잉잉거리고 설레는데/ 어느 마을에서는 홍역이 철쭉처럼 난만하다.”(정지용) 과연, 백두산의 만년설이 보이고, 가까이에 윤동주의 고향도 있고, 조선족 마을마다 “굴뚝이 밥맛을 풍기며 연기를 토한다”(세사르 바예호).
시란 무엇인가. 시란 언제인가. 詩도 時도 시라 읽는 우리말이 걸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