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너에게 가까이 가는 날이니, 우리 곧 만나자. 우리 딸 생일 축하해.”
이태원 참사 희생자 이상은씨의 스물여덟 번째 생일잔치가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식당에서 열렸다. 보라색 앞치마를 입은 상은씨 어머니 강선이씨(55)는 눈가를 훔치며 기자에게 말했다.
‘상은이 없는 상은이 생일잔치’는 올해로 세 번째다. 상은씨 가족은 상은씨 생일이 되면 또래 청년들에게 무료 식사를 대접했다. 강씨는 “(상은이가 있었다면) 생일날 같이 밥을 먹었을 텐데”라며 “상은이 또래 친구들에게 따뜻한 한 끼 대접하고 싶은 엄마, 아빠의 마음으로 식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첫 번째 생일잔치에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숫자인 159명에게 식사를 대접했다. 지난해부터는 인원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상은씨는 없지만 생일잔치는 준비하는 사람들과 손님들로 풍성했고 떠들썩했다. 점심시간이 되자 4인석 식탁 20여개가 가득 들어찼다. 생일상 메뉴는 돼지고기 김치찌개. 후식으론 복숭아와 토마토, 약과였다. 상은씨 부모님과 이모 외에도 참사 희생자 유족 7명이 일손을 보탰다. 참사 희생자 신애진씨의 어머니 김남희씨(51)는 손님들에게 자리를 안내하며 “이런 날일수록 혼자 있는 게 참 힘든데, 곁을 지키고 싶은 마음에 생일잔치에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손님들은 각자 준비한 선물을 들고 모였다. 케이크, 과일, 꽃다발과 손편지 등이었다. 식당 입구 한 쪽에 마련된 추모 공간은 상은씨 생일 선물로 가득 찼다. 생일 축하 메모에는 “10·29 이태원 참사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멈추지 않겠습니다”, “기억은 의무가 되었고, 진실은 반드시 도달해야 할 목표가 되었습니다” 등의 문구가 보였다.
상은씨와 일면식 없는 시민들도 자리를 채웠다. 베트남 하이퐁에 사는 A씨(59)는 “SNS에서 생일 포스터를 보게 됐는데 마침 시간이 맞아 오게 됐다”며 “참사 후 소리소문없이 희생자가 지워지는 것보다 이렇게 추모하는 게 뜻깊은 것 같다. 어쩌면 상은씨는 하늘에 가서도 큰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평화씨(27)는 “유족들이 연대하며 우울한 감정을 이겨내는 걸 보니 시민으로서 참 다행”이라고 말했다.
케이크 촛불은 상은씨 부모님이 불었다. 어머니 강씨는 “엄마가 잘 버티고 있다. 상은이 살았던 이 나라가 아름다웠기를 바란다”며 “이곳이 앞으로 더 아름답고 안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잘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상은씨 아버지 이성환씨(59)는 “좋은 날이라 딸이 더 생각난다”며 “갓난아이에게 ‘우리 잘해보자’ 이야기했던 게 기억난다”고 말했다. 상은씨 고등학교 친구 김승현씨(28)는 “상은이가 미국에 엄청 가고 싶어 했는데, 제가 최근에 미국에 다녀왔다”며 “상은아, 덕분에 나 미국 잘 갔다 왔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잔치 참석자들은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규협씨(36)는 “최근 시작된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에서 진상 규명이 되고, 책임자를 처벌해 더이상 유가족이 길거리에서 싸우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강씨도 “정권도 바뀌었으니 진상규명, 피해자 명예회복, 재발 방지 등 특별법에서 명시하는 목적에 맞게 조사해 우리의 응어리를 풀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내란 특별검사팀에 소환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28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지하주차장이 아닌 고검 건물 현관으로 들어갔다.
이재명 대통령의 초대 대통령실 차관급 이상 참모진의 평균적 모습은 서울대 출신의 59세 남성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출신이 절반을 차지했고 여성은 1명에 그쳤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의 ‘서육남’(서울대·60대·남성) 초대 참모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정부라는 점에서 정책 추진력을 염두에 두고 현역 국회의원과 전문가를 대거 기용한 것도 특징이다.
경향신문이 29일 대통령실 ‘3실장·7수석·3차장’ 인선과 수석급 류덕현 재정기획보좌관까지 14명의 인선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장관급인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미정으로 분석에서 제외됐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을 포함한 대통령실 고위 참모진 14명의 평균 연령은 59.4세다. 70대 1명, 60대 7명, 50대 5명, 40대 1명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71세로 유일한 70대였고, 하정우 인공지능(AI)미래기획수석이 48세로 대통령실 수석급 인사 중 가장 젊었다. 남성은 13명인 반면, 여성은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 1명에 그쳤다.
출신 지역은 비교적 고루 안배됐다. 호남이 5명(전남 3명·전북·광주 각 1명)으로 가장 많았다. 3명인 서울과 영남(부산 2명, 경남 1명)이 그 뒤를 이었고 충청 2명, 강원이 1명이었다. 출신대학은 서울대가 7명으로 절반이었고, 연세대 3명, 고려대·육군사관학교·건국대·부산대 출신이 각 1명이었다. 14명 중 관료 출신이 5명(김용범·위성락·김현종·임웅순·오현주)으로 가장 많았다. 학자 출신은 3명(류덕현·하준경·문진영)이었다. 검찰(봉욱)과 시민사회(전성환) 출신은 각각 1명이다.
국회의원직을 내려놔야 하는 현역 정치인들을 기용한 점이 도드라진 특징이다. 3선의 강 비서실장이 지역구를 포기하고 합류했고, 위 안보실장도 비례대표직을 내려놓고 직을 맡았다. 정치인 ‘선수’에 따른 배치는 하지 않았다. 강 비서실장이 첫 70년대생 비서실장으로 대통령실을 이끌게 됐다. 국회와의 협치를 담당하는 우상호 정무수석(4선)은 비서실장보다 선수가 높은 중진으로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까지 역임한 중량급 인사다.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 인선 원칙이 반영된 결과라고 대통령실과 여권에서는 분석했다.
‘깜짝’ 인선보다는 해당분야 전문성 기준으로 하마평에 오른 이들이 주로 기용됐다. 정책은 경제·금융 분야 정통관료 출신인 김용범 정책실장에게, 홍보는 30년 이상 언론인을 한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에게 맡기는 식이다. 네이버클라우드 AI 혁신센터장 등을 역임한 민간 전문가 출신인 하 수석 기용 정도가 깜짝 인선으로 평가됐다. 오광수 전 민정수석의 후임인 봉욱 민정수석도 오 전 수석과 마찬가지로 검찰 출신으로, 전문성을 우선한 인선으로 여권은 해석했다.
관료와 교수 출신을 고루 기용해 온 특징은 유지됐다. 관료 출신인 김 정책실장과 함께 이 대통령에게 경제 분야를 조언하는 자리에 교수들이 발탁됐다. 하준경 경제성장수석은 이 대통령의 경제 성장 담론을 설계한 대표적인 ‘경제 참모’로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류 보좌관도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로 한국조세연구원을 거친 재정분야 전문가다.
위 안보실장은 이 대통령의 외교·안보 공약 설계자로, 정통 외교관료 출신이다. 김현종 1차장(안보 전략·국방)은 군 출신, 임웅순 2차장(외교·통일 정책)과 오현주 3차장(경제·사이버 안보)은 외교관 출신으로 모두 현장형 참모로 불린다.
지난 대선에서 공식 직함을 달고 이 대통령을 도운 인사는 5명이다.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한 인사는 강 비서실장(종합상황실장)과 우 수석(공동선대위원장), 이 수석(공보특보), 위 안보실장(외교안보보좌관) 등 4명이다. 하 수석은 ‘성장과 통합’ 경제분과위원장을 맡았다.
2025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의 핵심 프로그램인 ‘케이푸드 국제 경연, 글로벌 은둔고수’가 전 세계 셰프들의 관심을 모으며 본격적인 열기를 띠고 있다.
30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 경연은 각국 셰프들이 한국 전통 발효장과 장류를 활용해 창의적인 요리를 선보이는 대회다. 예선전은 한식진흥원의 협조를 통해 전 세계 13개 나라 주재 한국 공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나이지리아, 루마니아, 스페인, 홍콩, 페루 등에서 예선이 마무리됐다. 미국, 아일랜드, 인도네시아, 칠레, 코스타리카, 태국, 튀르키예, 프랑스 등에서는 예선이 진행 중이다.
각국 셰프들은 한국의 전통적인 발효장과 장류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 창의적인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경연의 결선은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가 열리는 10월 4일 목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최종 선발된 13개 팀은 ‘한국의 장’을 주제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요리 실력을 겨룬다.
전남도는 이 경연이 한국의 식재료와 조리법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홍양현 박람회 사무국장은 “이번 경연을 통해 각국 셰프들이 한식의 매력을 어떻게 창의적으로 재해석할지 기대가 크다”며, “남도의 우수한 농산물과 식문화를 세계에 알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5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는 10월 1일부터 26일까지 목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