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부터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따라 강력한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전격 시행되면서 최근 매매가격이 급등하던 서울 마포·성동구 등의 아파트 거래가 주춤하는 분위기다. 대출 규제로 급한 불 끄기에 나선 정부는 주택 공급을 포함한 종합대책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선호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29일 ‘수도권 최대 6억원’ 대출 규제에 “거래가 얼어붙었다”고 입을 모았다. 주택 가격이나 차주 소득에 관계없이 주담대 한도가 6억원으로 축소돼 집을 팔려던 쪽과 사려던 쪽 모두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마포구의 공인중개사 A씨는 이날 기자에게 “(정책 발표 후) 확실히 매수세가 쑥 들어가고 다수의 거래가 보류됐다”며 “집을 팔아 다른 아파트를 살 계획으로 내놓은 분들이 6억원 이상의 대출이 필요하다 보니 매도 자체를 포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동구 공인중개사 B씨는 “최근 매수세가 워낙 강했는데 (이번 대책 발표로) 일부 수요는 떨어져 나갈 것 같다”며 “특히 대형 평형을 보러 오기로 한 손님들이 ‘대출부터 확인하고 오겠다’며 임장을 미뤘다”고 말했다.
다만 B씨는 “소형·중형 평수를 문의하는 손님들은 대출 규제 발표 후에도 그대로 집을 보러 왔다”며 “매물이 워낙 귀하고 집을 팔겠다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단기적으론 매수세가 약간 주춤하다가 8~9월쯤엔 다시 수요가 붙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날부터 수도권에서는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사는 ‘갭 매수’도 사실상 금지됐다.
정부가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 주담대를 받은 경우 실거주 의무를 부과해 ‘6개월 이내’ 입주하지 않으면 대출을 유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주 아파트값이 역대급 주간 상승률을 기록한 마포구와 성동구는 현재 평균 아파트 시세가 각각 14억9000만원, 16억4000만원 선이다.
“재건축 아파트 영끌 포기”…실수요자, 노원·도봉·강북 몰릴 듯
이번 규제로 대출 가능액이 이전보다 4억~5억원 이상 줄어 앞으로 대출 최고액 6억원을 제외하면 평균 9억~10억원의 현금이 있어야 아파트를 살 수 있게 됐다.
부동산R114는 이날 수도권 아파트 평균 시세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서울 25개구 가운데 17개구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액이 이번 규제 영향으로 종전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구 수로는 서울 시내 아파트의 74%(임대아파트 제외)에 해당하는 127만6257가구가 규제 영향권에 든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서울 고가 주택 중심의 아파트 가격 급등세는 일단 한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평균 시세가 30억원을 웃도는 서초구와 강남구는 아파트를 살 때 기존에는 평균 15억원 이상 대출이 가능했지만 앞으론 6억원까지만 가능해 25억원 이상 현금이 있어야 한다.
서초구 잠원동의 공인중개사 C씨는 “대출을 최대로 끌어와 재건축 아파트를 살 계획을 세우던 고객들은 거의 매수를 포기하고 있다”며 “앞으로 두어 달은 조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노원·도봉·강북구 등 아파트 평균 시세가 6억~8억원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70%를 적용해도 대출액이 대부분 6억원을 넘지 않는다. 이에 주택 자금이 부족한 2030의 실거주 수요가 이들 지역에 몰릴 거라는 예측도 나온다.
지인을 폭행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 60대가 경찰에 체포됐다.
경기 성남중원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60대 남성 A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9시쯤 성남시 중원구 자신의 거주지에서 지인인 여성 B씨(40대)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1일 관련 제보를 받고 A씨의 신원 및 위치를 특정해 이날 오전 1시 30분쯤 주거지 인근에서 그를 긴급체포했다. B씨는 지난달 30일 가족들에 의해 실종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경찰은 B씨의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할 계획이다. 또 사건 경위 조사를 마치는 대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30일 내란 특별검사팀의 신문을 거부한 윤석열 전 대통령을 향해 “조사를 쇼핑하듯이 골라서 받으려고 하냐”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 특검 첫 조사를 받은 내란 수괴 윤석열의 태도가 가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윤 전 대통령은) 15시간을 출석했다는데 실제 조사를 받은건 5시간이고, 10시간 가까이는 말도 안되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특별 대우를 요구하고, 사실상 조사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도대체 국가의 품격을 어디까지 떨어뜨려야 속이 시원하겠느냐”며 “오직 당신과 안사람의 범죄 회피에만 관심 있느냐”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조사를 거부한 이유를 들어보면 기가 막힌다”며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의 경찰총장이 자기 체포를 지휘했고 그걸 문제 삼아 검찰에 고발했기 때문이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와 같은 논리라면 곧 내란 특검을 고발해서 특검조사도 거부할 것”이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8일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 첫 대면조사에서 피의자 신문을 맡은 박 과장이 자신의 체포영장 집행에 관여했다며 수사관 교체를 요구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재조사를 통보한 특검 요구를 거부하고 출석 기일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기후위기를 생각하지 않고 세계를 살아가기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폭염과 폭우를 피할 수 없을 것 같아 여름은 시작부터 두렵다. 채소와 과일 가격이 오른다는 소식 한 귀퉁이에도 기후위기가 있다. 플라스틱 용기에서 편리함이 읽히던 시절은 오래전 끝났다. 모두의 삶과 모든 곳에서 연결된 문제가 기후위기라는 데 이견이 없다. 그래서 ‘전환’이라는 화두에 관심이 모인다. 하지만 어떻게 전환하자는 이야기가 공론장에 오르는 일은 별로 없다.
무언가 만들고 쓰고 버릴 때마다 온실가스가 나온다니 어쩌라는 것인지 엄두가 안 난다. 석탄을 태워 전기를 만들고 용광로를 달구어 철강을 만들고 연료를 태워 자동차가 달리고. 그렇게 출퇴근하며 배달에 기대 겨우 하루씩 살아내는데 어디에서 전환이 시작될 수 있을지 막막하다. 그러던 중 취임 연설에서 기후위기를 언급하는 대통령이 등장했다.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따라 재생에너지 중심 사회로 조속히 전환”하자고 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에너지 전환은 기후위기 대응의 열쇠 중 하나. 이제 전환이 시작될까?
이명박 정부는 ‘해상풍력 3대 강국’을 만들자 했고 문재인 정부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냈다. 재생에너지가 주목받은 시간이 무색하게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여전히 10% 남짓으로 매우 낮다. 역설적이게도 재생에너지 자체가 목표였기 때문이다. 정부 역할은 새로 시장을 만들어주는 데 그쳤다. 산업 발전을 뒷받침할 에너지 공급이 중요했기에 전체 발전량은 줄지 않았고 전환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산업에 대한 대대적 투자”와 함께 “힘차게 성장 발전하는 나라를 만들” 에너지 고속도로는 다를까. RE100이 수익성을 높이니 기업들에 재생에너지를 더 보내자고, 풍력과 태양광이 어디서든 생산되고 판매될 수 있도록 송배전망을 구축하자는 것이 에너지 고속도로다. 세계는 그대로다.
달라지는 것은 희미한데 사라지는 것은 선명하다. 대선 전날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김충현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 김용균의 죽음 이후 구성된 특조위 권고만 이행했더라도 막을 수 있던 죽음이다. 위원회는 공정을 분리해 소통을 단절시키는 외주화 자체가 위험을 만드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외주화 철회가 첫 번째 권고였으나 이행되지 않았다. 폐쇄될 발전소보다 먼저 생명이 폐쇄당했다. 재생에너지 고속도로는 이 세계에 닿아 있지도, 다른 세계로 길을 내지도 않는 듯하다.
전환은 세계의 방향을 바꾸는 일이다. 사라지는 세계를 남기고 떠나는 일을, 떠나는 이들은 작별이라 부를지 모르나 남겨진 이들은 약탈이라 불렀다. 성장의 지표만 보게 하려는 세계에서, 어떤 존재들은 보이지 않게 지워졌고 사라진 세계는 흔적도 잊혔다. 댐을 건설한다며 누군가의 삶을 수몰시키고 송전탑을 짓는다며 공동체를 파괴해온 세계는 그렇게 제 길을 갔다. 수익성이 자원의 이용과 배분에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고 무엇이든 쓰고 버리는 일이 아무렇지 않은 세계가 기후위기를 불렀다. 기후위기 대응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로부터 시선을 빼앗아 햇빛과 바람을 기업의 이윤 수단으로 만드는 사업에 소모된다면 이런 모순이 따로 없다.
공공재생에너지 운동이 시작되었다. 공공이 소유하고 함께 운영하는 재생에너지 체제로 전환하자는 제안이다. 김용균과 김충현으로부터, 가장 밀려나고 버려지기 쉬운 곳에서부터 방향을 바꾸는 일을 시작하자고 한다. 그래야 전환일 것이므로. 공공재생에너지법 제정 청원이 열렸다.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로 삶이 폐쇄당할 위기에 처한 발전소 노동자들이 큰 걸음을 내디뎠다. 더 많은 이들이 연결될수록 더 큰 전환의 분기점이 될 것이다. 국민동의청원 사이트에 접속해 연결을 시작할 수 있다. 모두의 전환, 우리가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