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진 샌드위치 프랜차이즈 써브웨이에 대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1일 조사에 착수했다.
전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민희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써브웨이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온라인 주문 시스템에서 다른 고객의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보안 취약점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의원실에 따르면, 주문 페이지에서 웹주소(URL) 끝부분의 숫자를 임의로 변경하면 다른 고객의 주문 내역과 연락처 등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상태가 최소 5개월 이상 지속됐다. 다만 구체적인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개인정보위는 “구체적인 유출 경위 및 피해 규모, 사업자의 안전조치 의무 준수 여부 등을 확인하고 법 위반 발견 시 관련 법령에 처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인정보위는 식·음료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개인정보 처리 실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 분야는 주문·배달 과정에서 고객의 개인정보 처리가 필수적이다. 하반기 중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의 고객 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피자 프랜차이즈 파파존스에서 9년간 약 3700만건에 달하는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친한동훈계인 신지호 전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이 1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8월 열릴 전당대회에 당대표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에 대해 “최근까지의 분위기로 봐서는 (출마) 신중론이 시간이 갈수록 더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 전 부총장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최종 결정을 한 건 아니지만”이란 단서를 달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3대 특검의 쓰나미가 쓸고 지나가는 환경인데 당은 좀비가 된 친윤(친윤석열계)이 여전히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과연 유의미한 일들을 당대표가 돼서 해낼 수 있을까 심각하게 고민 안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당이 처참하게 망가졌으면 기존에 기득권을 행사했던 분들이 최소한의 양심과 염치를 가지고 물러서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김용태(전 비상대책위원장)라는 젊은 정치인이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있다지만 조금 넓은 마음으로 활동할 공간을 만들어줄 수 있는데 전혀 허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는 8월 전당대회가 열릴 때까지 송언석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임하는 관리형 비대위를 출범시킨다.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할 당대표 후보로는 한 전 대표와 대선 후보를 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원내에서 안철수·나경원 의원 등이 거론된다.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으로 지난해 국내 기관전용 사모펀드의 투자금이 약 26%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만 7조원 가량 감소했으며, 실제로 집행되지 않은 약정액은 약 36조원에 달했다.
금융감독원이 30일 발표한 ‘2024년 기관전용 사모펀드 동향 및 시사점’을 보면, 이들 사모펀드의 지난해 투자집행 규모는 24조1000억원으로 전년(32조5000억원) 대비 8조4000억원 감소했다. 약 25.8%에 달하는 감소세다.
지역별로 보면, 국내 투자는 21조4000억원으로 전년(28조5000억원) 대비 7조1000억원(24.9%) 감소했다. 해외 투자도 2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3000억원(32.5%) 줄었다.
추가 투자여력을 나타내는 미집행 약정액은 지난해말 기준 36조1000억원으로 전년(37조5000원)에 비해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금융당국은 분석했다.
기관전용 사모펀드 시장은 전반적으로 외적 성장을 이어가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말 이들 사모펀드 수는 1137개로 전년말(1126개) 대비 11개 늘어났다. 약정액은 153조6000억원, 이행액은 117조5000억원(약정액 대비 76.5%)으로 전년말 대비 각각 12.6%, 18.8% 증가했다.
펀드운용사 시장에서는 대형업체에 자금이 집중되는 등 양극화 현상이 지속됐다. 운용성과나 신뢰도가 높은 대형 운용사를 선호하는 탓에 전체 운용사 중 상위 9.2%에 해당하는 대형 펀드운용사들이 전체 사모펀드 자금의 66.2%를 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64.6%보다 늘어난 수치다.
금감원은 “기관전용 사모펀드 시장은 펀드수나 약정액, 이행액이 늘어나며 외적성장은 지속하고 있으나, 글로벌 경기 둔화와 M&A 시장 침체가 이어지며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라며 “향후 펀드운용사 내부통제 실태를 파악하는 등 이들 사모펀드 업계가 건전하게 발전하도록 관리·감독 강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류 성공에 새삼 더할 말이 필요할까 싶지만, 며칠 사이 목격한 성취들 때문에 나도 한마디 거들고 싶다. 유튜브에서 한국 가요와 드라마, 예능을 주제로 삼아 논평하는 외국인을 보다가, 문득 그들이 한국 문물에 감동하는 요점이 과연 ‘한국적인 것’ 때문인지 의심스러워진 탓이다. 유튜브에서 나와 비슷한 느낌을 표현한 듯한 댓글을 발견하고 조용히 웃었다. <케이팝데몬헌터스>의 성공에 감동한 댓글이었다. ‘오직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는 백범 김구의 구절을 환기하면서, 그 댓글은 이렇게 한 줄로 놀라움을 표현했다. “김구 선생님… 이게 맞는 거죠?”
높은 문화의 힘을 문화 이용의 규모로 측정할 수 있다면 우리 문화는 이미 높아졌다. 세계 어디에서든 한국 문물을 이용하는 모습들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류의 가장 얄팍하고 얕은 지류였던 문예 영역에서마저 높아지고 있다. 이민진과 한강 등 ‘한국적’ 작가들이 만들어낸 물결에 새로운 독자들이 빠져들고 있다.
타문화에 대한 접촉 빈도가 곧 강렬한 끌림을 보장하는 게 아니다. 이용 빈도나 가치를 넘어서 이용자 심성에 미치는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 라면을 사 먹는 해외 소비자의 취향은 ‘라면 먹고 갈래’라는 권유가 함축하는 바를 눈치챈 젊은이의 설렘과 무관하게 얼마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한류 문물의 향유를 규모·가치 관점에서만 보지 말자. 유료 이용자만 중요하다는 접근은 최악이다. 한류 이용자를 잠재적 시장으로 간주해서, 무료 이용자는 가치를 더하지 못하니 감상을 말할 자격도 없다는 식으로 내치지 말자.
무료 이용자의 자발적 감상에 대해 말하자니, 한류의 성취는 모두 모종의 번역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된다. 타문화 이용 자체가 번역이며, 모든 번역은 해석이다. 따라서 그것은 애써 번역을 하겠다고 나선 사람의 ‘마음의 지평’ 한계 내에서만 성공하거나 말거나 할 수 있다. 이 사실을 알면 데버라 스미스의 번역 충실도를 놓고 왈가왈부하는 일은 ‘문화의 힘’을 높이는 것과 별로 상관없다는 것도 알게 된다. 한류의 성공이란 세계의 이용자들(대다수가 무료 이용자다)이 만들어낸 해석에 의존한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한류 문물이 얼마나 ‘한국적’인지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적인 것의 본질을 따지는 게 허황하다는 요점을 전하는 데 신중현의 기타 솔로나 로제의 감수성을 환기해서 장황하게 말할 필요도 없다. <기생충>이 제공하는 불편한 즐거움이나 <오징어 게임>이 형상화한 잔혹한 허구의 사실성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우리는 해외 이용자들이 제기하는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 이 매력적인 한국 문물 가운데 한국적이지 않은 것은 또 무엇인가.
이걸 끊임없이 묻게 만드는 게 한국 문물의 특징이다. 한국 라면은 원조가 불분명하고, 드라마에는 인간도 귀신도 아닌 존재가 말하고, 가요는 해외 리듬에 얹혀있기 때문이다. <소년이 온다> 독자는 주인공이 죽은 자인지 아닌지 의심하며 읽기 시작한다. <미스터 션샤인>의 영웅은 미국인도 조선인도 아니다. <오징어 게임>의 흥미로운 인물은 경계인이다. 내 귀에는 한국 최고 명창은 웬디다. 목록은 끝이 없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도 그렇다. 신라 최대 문장가는 당나라에서 성공했고, 고려 최대 문인은 한문으로 글을 지었으며, 조선 최대 실학자는 일생을 경학에 바쳤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의 민주화 경험이 한류 최대의 자랑거리라는 말이 그럴듯했다. 그러나 지난 12·3 불법계엄과 탄핵 정국이 증명하듯이 한국의 민주정이야말로 최악의 내란과 독재로부터 한 발짝 거리에서 이룩한 불안스러운 성취일 뿐이다. 한국적 정치라는 게 있다면, 그건 어떤 경계 위에 위태롭게 서서 한국적일 수만은 없기에 그렇게 되기를 거부하는 것이다. 한류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