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역이 폭염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이 에어컨 설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기후위기 대응보다 냉방 장비 보급을 앞세워 폭염마저 정치화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프랑스 극우의 간판인 마린 르펜 RN 의원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엑스에 “프랑스가 전국적인 냉방 장비 구축 계획을 펼쳐야 할 때”라면서 “우리가 집권하자마자 이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폭염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음에도 프랑스의 공공서비스는 냉방 부족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며 “병원, 학교, 요양시설, 대중교통 등은 냉방 장비가 갖춰져 있지 않은데 이 시설들은 특히 더위에 취약한 프랑스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라고 했다. 그는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를 향해 “이들은 프랑스 국민은 더위를 견뎌야 한다고 결정했지만 정작 자신들은 냉방이 잘되는 차량과 사무실을 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프레데리크 팔콩 RN 의원도 “행정기관, 학교, 요양시설, 심지어 민간 가정에도 가능한 한 폭넓게 에어컨을 설치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프랑스는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과 비교해 냉방 장비 보급률이 현저히 낮다. 에어컨을 선호하지 않는 문화적 인식과 환경보호를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설치가 까다로운 건물 구조 등이 낮은 보급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이와 관련해 “프랑스 정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에너지 위기 이후 국가 전체의 전력 소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정부는 전략 시설이나 대중교통을 중심으로 냉방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지만 나무 식재나 지열 냉방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대안적 방식에 더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극우 정당은 에어컨 공약을 전면에 내세우며 폭염 문제를 정치적 쟁점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전역이 기록적인 불볕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프랑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본토 96개 지역 중 84곳에 폭염경보가 발령됐으며 이 가운데 파리를 포함한 16곳에는 최고 수위인 ‘적색 경보’가 내려졌다. 폭염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200개 학교가 휴교하거나 단축수업에 들어갔다.
포르투갈 일부 지역에서는 기온이 46.6도까지 치솟았으며 이탈리아도 21개 도시에 최고 등급 폭염경보를 발령했다. 유로뉴스는 유럽 기상당국의 발표를 인용해 프랑스·포르투갈·스페인에서 튀르키예까지 걸쳐진 ‘열돔’ 현상으로 앞으로 수일간 유럽 전역이 폭염에 시달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심우정 검찰총장이 1일 ‘사직 입장문’을 통해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수사·기소권 분리와 관련해 “시한과 결론을 정해놓고 추진될 경우 예상하지 못한 많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심 총장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형사사법제도는 국민 전체의 생명, 신체, 재산 등 기본권과 직결된 문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심 총장은 “학계, 실무계 전문가 등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듣고 심도깊은 논의를 거쳐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제도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심 총장은 전날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심 총장은 “오늘 검찰총장의 무거운 책무를 내려놓는다”며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지금 직을 내려놓는 것이 제 마지막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심 총장 퇴임식은 오는 2일 오전 10시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비공개로 열린다.
이진수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 겸 차관이 1일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사건에 대한 검찰 조사 과정을 두고 “적절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직무대행은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까지 대검찰청 형사부장을 맡아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이 직무대행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사건 등 불기소 과정에서 검사들이 휴대전화를 빼앗기면서 수사를 하는 등 황제조사가 있었다’는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7월 대통령실이 지정한 제3의 장소에서 명품가방 수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혐의를 받는 김 여사를 비공개 조사했다. 이때 조사에 나선 검사들이 휴대전화를 반납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황제조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 직무대행은 ‘김 여사 명품가방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는 “면밀한 검토를 통해 결론을 내렸던 점이 있다. 청탁금지법 관련 제반 이슈를 충분히 검토했고 사실관계, 법리에 따라 결론을 내린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