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오는 9월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이재명 대통령의 참석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2일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미국과 중국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참석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의 말을 종합하면, 중국은 최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대회’에 이 대통령의 참석 가능성을 외교 경로를 통해 물어왔다. 대통령실은 이날 “한·중 간 관련 사안에 대해 소통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중이 지난 2일 서울에서 개최한 외교 국장급 협의에서도 중국 측은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 여부를 재차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초청장을 보내기 전에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오는 9월3일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전승절 80주년 기념식과 열병식을 개최하고, 해외 정상들을 초청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24일 공식 발표했다. 초청 명단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정부는 여러 요소를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과거 사례, 미국·중국과의 관계, 지역·국제 정세 등을 두루 검토해 참석 여부를 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과의 관계를 주요하게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대중 견제를 최우선 대외정책 과제로 삼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이 전승절이 열리는 오는 9월 전에 성사될지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미국 정상보다 앞서 중국 정상을 만난다면 국내외에서 잡음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 대통령의 참석 여부를 두고 미국과 소통 및 조율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5년 전승 70주년 기념식과 열병식에 참석했다. 당시 미국 등 서방의 모든 국가가 불참해 미국 내에서 ‘한국의 중국 경사론’이 일었다. 전승절 행사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하는지도 고려 요소가 될 수 있다.
정부가 중국의 요청을 바로 거절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은 이번 전승절 80주년 행사를 중요한 이벤트로 여기고 있다. 중국 측이 전승절 행사와 오는 11월 초쯤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연계할 수도 있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은 “중국은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APEC 참석을 교환해 대미 견제를 모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승절에 참석한다면 이 대통령은 부담을 덜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전승절 기념식에는 참석하되, 중국의 대규모 군사력을 과시하는 열병식에는 불참하는 방안을 선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석 여부가 한·미동맹을 강화하면서도 중국과 원만한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실용 외교’ 노선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관련 사건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게 7월2일 출석하라고 했다. 채 상병 특검팀은 국방부에 군검찰이 담당하고 있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항명 혐의 항소심 재판도 넘기라고 요구했다.
특검팀은 30일 임 전 사단장에게 7월2일 오후 2시 특검팀 사무실로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 임 전 사단장은 특검 조사에 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을 불러 채 상병 순직 경위와 당시 임 전 사단장이 현장에 내린 지시 등을 물을 예정이다. 국방부가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사건 초동조사 기록을 회수해 재이첩하는 과정에서 임 전 사단장이 혐의자에서 제외된 배경도 조사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이날 국방부에 공문을 보내 박 대령 항소심 재판기록을 넘기라고 요구했다. 정민영 특검보는 “(박 대령 재판)기록을 검토해보고, 공소유지 방향 등을 차후 논의해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통상 특검이 사건기록을 이첩받으면 해당 사건의 지휘 주체는 특검이 된다. 국방부 검찰단은 “특검법에 따라 신속하게 이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박 대령 항소심 기록을 넘겨받은 뒤 항소 취소 또는 무죄 구형을 할 것으로 보인다. 채 상병 순직사건과 그 수사에 대한 외압 의혹뿐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도 특검 수사 대상이다. 또 수사 대상인 사건의 재판이 진행 중인 경우 특검이 사건을 이첩받아 공소유지 업무를 할 수 있다.
앞서 이명현 특검(사진)이 박 대령 항명 혐의의 골자인 상부의 채 상병 수사기록 경찰 이첩 보류 및 회수 지시에 대해 “위법한 지시”라 밝힌 만큼 특검팀이 박 대령의 항소심 재판도 위법한 기소로 간주하고 항소 취소를 지휘할 가능성이 크다.
채 상병 특검팀과 김건희 특검팀은 수사 범위가 겹치는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의 수사 주체를 놓고 협의했다. 양 특검은 구명 로비 의혹 수사를 채 상병 특검에서 맡는 데 무게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채 상병 특검팀은 대구지검과 공수처로부터 관련 수사기록도 이송받기로 했다. 대구지검은 임 전 사단장 등 해병대 지휘부의 업무상과실치사 사건을, 공수처는 대통령실 수사 외압 의혹, 임 전 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 등을 수사해왔다. 특검팀은 이 기록을 검토한 뒤 관련자 조사를 비롯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북 전주시 도시공원의 절반 이상이 사라졌다. 도시공원 일몰제 시행에 따라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중 실시계획 인가를 받지 못한 사유지가 7월 1일부터 일제히 공원 지정에서 해제된 것이다.
전북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전체 도시공원 면적 14.3㎢ 가운데 8.6㎢가 효력을 잃었다. 이는 전체 도시공원의 60%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주시는 일몰제 대응을 위해 최근 5년간 2706억원을 투입해 1.4㎢의 사유지를 매입했다. 전체 해제 대상 면적의 14%에 불과하다. 시가 자체 설정한 우선 매입 대상지 기준으로도 확보율은 58.3%에 그쳤다.
도시공원 해제를 놓고 시가 공공성 확보보다는 개발 유인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는 비판도 나온다. 시는 자연녹지 내 건축물 층수 상향, 다세대·연립주택 허용, 경사도·표고 기준 완화 등을 추진했고, 고도제한이 해제된 지역에서는 고층 아파트 건립도 가능해졌다.
가장 논란이 큰 사업은 덕진공원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이다. 전주시는 전체 355만㎡ 규모의 덕진공원 중 7.86%에 해당하는 27만9455㎡에서 민간특례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자는 부지의 70% 이상을 공원으로 조성해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30% 이내에서 아파트 등 수익시설을 지을 수 있다.
문제는 사업자가 법적 허용 한계에 가까운 29.9%를 개발하겠다고 밝힌 점이다. 광주(10%), 수원(14%), 경기도 일부 지자체(10~15%) 등 다른 도시들과 비교하면 두세 배 높은 수준이다. 환경단체는 “사실상 수익사업으로 전락했다”며 비판하고 있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법적 최대한도까지 개발을 허용하는 것은 사실상 공공성을 포기한 것”이라며 “서울시처럼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을 통해 보전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례사업 자체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전주시는 지금 공원의 가치와 도시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8조5000억원 규모의 K2 전차 폴란드 2차 수출 계약이 2일 체결됐다. 당초 지난해 말로 예상됐던 계약 체결이 늦춰진 것으로, 이재명 정부의 첫 대형 방산 수출이다.
이날 오전(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이용배 현대로템 사장이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악 카미슈 폴란드 국방부 장관과 K2 전차 180대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방위사업청이 밝혔다. 2022년 8월 K2 전차 180대를 수출한 데 이은 것이다.
정확한 계약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8조5000억원대로 추산된다. 공급 대수는 1차 수출과 동일한 180대(계약금액 4조4992억원)이지만, 계약금액은 두 배 가까이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폴란드 현지에서 생산하는 K2 전차의 개량형(K2PL)이 기존 K2 전차보다 비싸고, 기술 이전과 함께 K2 전차의 부속 장비와 소모품 공급도 이뤄지기 때문이다.
폴란드에서 생산하는 K2PL은 기존 K2 전차에 원격사격통제장치(RCWS)와 능동방호체계(APS) 등이 추가된 형태다. 117대는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63대는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가 현지 생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K2 전차 2차 계약은 지난해 말 체결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폴란드 현지 생산과 성능 개량이 포함되면서 협상 기간이 장기화됐다.
앞서 윤석열 정부 때인 2022년 7월 폴란드 정부는 K2 전차 1000대, K9 자주포 670여문, 다연장 로켓 ‘천무’ 290여문, FA-50 경공격기 48대를 공급받는다는 포괄적 합의 성격의 총괄계약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