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찾아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북 안동시 풍천면 병산서원 입구. 입구 양옆으로 펼쳐진 정원 한쪽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 10월 유림간담회를 위해 이곳을 찾으면서 심은 기념식수(소나무)가 있다.
소나무는 그대로였지만 뭔가 풍경이 달라졌다. 기념식수 앞에 있어야 윤 전 대통령 기념 비석이 어디론가 사라진 것이다. 잔디가 듬성듬성 자란, 비석이 있던 자리만 보였다.
병산서원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이 탄핵 된 뒤)비석을 발로 차 넘어트리거나 진흙을 뿌려두는 일들이 많았다”며 “어느 땐가부터 비석이 보이지 않는데, 이유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안동 병산서원 입구에 설치됐던 윤 전 대통령 기념 비석이 결국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비석은 윤 전 대통령 지지자가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대통령 윤석열’이라고 적힌 해당 비석은 1~2주 전쯤 갑자기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유산 한국의 서원 통합관리센터가 병산서원 점검을 하는 도중 해당 비석이 없어진 것이 확인됐다.
안동시 관계자는 “센터에서 비석이 사라진 것 같다는 보고를 받고 현장 확인을 했다”며 “다만 시에서 설치한 것이 아니어서 별다른 조치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초 비석은 안동시나 병산서원 측에서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병산서원 측도 해당 비석이 언제, 누가 설치한 지는 알지 못했다.
병산서원을 관리하는 유사(有司) 류시역씨(66)는 “행사 당시에 기념식수 계획이 없었다가, 당일 아침에 소나무 한 그루가 준비됐다”며 “식수 이후 며칠 뒤에 비석이 설치돼 있었다. 매일 같이 방문하는 게 아니다 보니 누가 설치한 지 모른다”고 말했다.
비석은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꾸준히 논란이 됐다. 임진왜란의 영웅인 류 선생을 상징하는 병산서원에 내란혐의를 받는 대통령의 비석은 적절치 않다는 취지다. 지난 4월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하면서 비난 여론은 더욱 심해졌다.
류씨는 “무거운 비석을 2~3명이 들고 배수로에 던져 놓는가 하면, 전화로 서원에 불을 지르겠다는 협박도 있었다”며 “문화해설사에게도 비석을 두고 시비 거는 일이 많았다”고 했다. 인근에서 장사하는 권모씨도 “비석을 두고 시비를 거는 사람이 많아서 서원 측에서 골머리를 앓았다”고 말했다.
누가 설치한 지, 누가 철거한 지도 모르는 비석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경찰이나 안동시에 해당 비석이 사라졌다는 신고나 민원도 현재까지 접수되지 않았다.
안동에 거주하는 김모씨(50대)는 “21대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했던 일부 유림이 철거한 것 아니냐는 소리도 있다”고 말했다.
안동유림 50여명은 지난 5월 임청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동 출신인 이재명 후보가 국민을 통합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시대적 소명을 구현할 적임자라는 확신이 있다”며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보수 종갓집 안동에서 윤 전 대통령 지우기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12·3 비상계엄 이후 대구에서도 윤 전 대통령이 방문한 시장과 음식점 등에 내걸렸던 친필 서명 등이 사라지기도 했다.
시민 이모씨는 “이 대통령의 고향이 안동이어서 예전과 달리 무조건 (민주당을)적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대선 때 안동 시민 31.2%가 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나”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 초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29일 지명된 구윤철 내정자(60·사진)는 기재부 예산실장과 2차관을 지낸 정통 관료 출신이자 ‘예산 전문가’다.
구 내정자는 문재인 정부 당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1~2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을 진두지휘했다. 이 때문에 적극적으로 재정을 투입하고자 하는 이재명 정부의 ‘확장재정 정책’에 부합하는 인사라는 평가가 지명 전부터 나왔다.
경북 성주 출신인 구 내정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을 지내며 정책 조정을 총괄했다. 구 내정자는 대선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직속자문기구인 ‘경제성장위원회’에서 고문으로 활동했다.
구 내정자의 첫 경제정책 방향에는 내수 부진을 타개하는 정책과 더불어 구조적인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한 ‘AI 대전환’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7월에 열리는 국가재정전략회의를 통해 새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 등 구체적인 재정 운용 방향 등도 제시해야 한다.
구 내정자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AI 등 신산업에 대한 집중 투자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고 성장의 기회와 과실에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구조를 만들어 국민 행복과 국가 발전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민생경제의 가장 큰 사안은 당장 소득이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의 생활물가”라며 “계란, 라면, 콩나물 가격 이런 부분에 우선으로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신생아 대출의 소득 요건을 현행 부부합산 2억원에서 더 상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6월 ‘저출산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발표하면서 신생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부부합산 소득 요건을 올해부터 2억5000만원으로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도한 정책대출이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정부가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또 소득 요건 완화 등으로 수혜 대상이 많아지면서 재원인 주택도시기금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는 것도 배경으로 꼽힌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이내에 출산·입양한 무주택 가구, 대환대출의 경우 1주택 가구까지 연 1%대 저리로 최대 5억원까지 주택 구입자금을 대출해주는 제도로, 지난해 1월 도입됐다. 전용면적 85㎡, 9억원 이하 주택이 대상이다.
도입 당시만 해도 부부합산 연 소득 1억3000만원까지만 해당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출시 5개월도 채 되기 전에 2억원, 2억5000만원으로 소득 기준이 두 차례 완화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연 소득 요건을 2억원으로 올리자 신생아 대출 신청 액수(구입자금·전세자금 포함)가 월 1조원으로 훌쩍 뛰었다.
정부는 정책대출도 집값 상승에 영향을 준다는 지적에 지난 28일부터 신생아 특례 디딤돌대출 한도를 5억원에서 4억원으로 1억원 축소했고, 버팀목대출도 3억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한도를 줄였다.
경찰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집중 단속에 나선다. 대상은 ‘3대 부패비리’와 기초질서 미준수 관행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30일 오는 7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4개월 동안 공직비리·불공정비리·안전비리 등을 ‘3대 부패비리’로 지정해 특별단속을 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단속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위협받지 않는 안전사회’, ‘공정한 기회·경쟁 보장’, ‘정부 정책 수용도를 높이고 공직사회에 대한 신뢰도 회복’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사와 대선 공약에서 사회적 참사와 반부패 개혁을 거론한 데 따른 조치다.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이번 단속을 통해 새 정부의 민생 중심 국정 과제 실현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고 안전하고 정의로운 사회 구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새치기 유턴·꼬리물기·끼어들기 등 교통질서 저해 행위와 쓰레기 투기·음주소란·광고물 무단부착 등의 생활질서 위반, 암표 매매·예약 부도(노쇼)·무전취식·허위 악성 리뷰 등 소상공인을 상대로 한 서민경제 위협 행위 등을 막기 위해 홍보·단속을 벌인다. 여성 1인이 운영하는 점포에서 소란을 피우거나 주취폭력을 벌이는 일도 집중단속 대상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지난 5일 안전·치안 점검회의에서 “기초 질서를 지키지 않는 ‘반칙행위’에 대해 계도해야 한다”고 지적한 ‘비긴급 구급차의 교통법규 위반’도 교통질서 위반 행위 단속 대상에 포함된다. 교통질서 위반 행위는 오는 7~8월 집중홍보·계도 기간을 거쳐 9~12월에 집중단속을 벌인다.
경찰청 관계자는 “기초질서 미준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드라마 촬영 중 국가 보물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병산서원 만대루에 못질한 KBS 관계자에 대해 검찰이 기소유예 처분했다.
대구지검 안동지청은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된 KBS 드라마 촬영팀 관계자 3명에 대한 기소를 유예했다고 2일 밝혔다. 수사기관 관계자는 “고발인이 별도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 한 이대로 사건이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BS 드라마 촬영팀 관계자들은 지난해 12월 30일 소품용 모형 초롱 6개를 매달기 위해 병산서원 만대루(晩對樓) 보머리 여섯 군데와 기숙사 동재(東齋) 기둥 한 군데에 못질한 혐의로 시민과 안동시로부터 고발당했다.
나무에 구멍이 난 못 자국은 개당 두께 2∼3㎜, 깊이 약 1∼1.5㎝로 파악됐다. 병산서원은 사적 제26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문화재다. 만대루는 국가 보물로 지정돼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KBS는 사과문을 내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복구를 위한 절차 협의 등을 약속했다. 문제가 된 촬영 영상은 전량 폐기했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문화재 전문가 등의 의견을 종합해 훼손된 곳을 1년간 관찰하기로 했다. 못질로 인해 발생한 구멍의 크기가 2~3㎜로 크지 않아 습기가 많은 장마철이 지나면 목재가 수축해 자연스럽게 훼손 부위가 회복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건조한 겨울철에 구멍을 메우는 등의 보수행위가 오히려 훼손 정도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견해도 반영됐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1년간 지켜보고 못질로 인한 부위가 벌어지는 등 훼손 정도가 더욱 심해지면 적절한 조치를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기둥 자체가 훼손돼 무너지는 등의 안전성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