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 더위가 전국을 덮치면서 간밤 전국 곳곳에서 올해 첫 열대야 기록이 나왔다.
30일 기상청 통계를 보면, 서울에서는 지난 29일 밤 최저기온이 25.6도를 기록해 올해 첫 열대야가 관측됐다. 지난해 6월 21일 첫 열대야와 비교해서는 8일이 늦었다.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밤사이 기온이 크게 내려가지 않아 강릉·포항 등에서도 열대야 기록이 나왔다.
열대야는 밤 사이(전날 오후 6시 1분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현상이다. 이밖에 강릉, 청주, 포항, 대구, 울산, 영덕, 영천, 서귀포 등도 열대야가 나타났다.
당분간 기온은 평년(최저 19∼21도, 최고 25∼29도)보다 높겠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내외로 올라 매우 무덥겠고, 일부 지역에서는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이 있겠다.
특히 폭염특보가 발효된 경기남부내륙과 강원도, 충청권, 남부지방, 제주도에는 최고체감온도가 33도 내외(남부지방과 제주도동부 35도 내외)로 올라 매우 무덥겠다. 그 밖의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체감온도가 31도 이상 올라 무더운 곳이 많겠다.
네덜란드 출신의 ‘스위치 피처’가 미국 마이너리그 올스타전 마운드에 오른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은 1일 시애틀 유망주 투수 유랑엘로 세인티어(22·사진)가 오는 13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리는 마이너리그 퓨처스 올스타전 출전 명단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령 퀴라소 태생인 세인티어는 지난해 메이저리그(MLB)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5순위로 시애틀의 지명을 받았다. 당시부터 그는 극히 전례가 드문 양손 투수로 주목받았다. 오른팔로 시속 159㎞, 왼팔로 153㎞를 던지는 괴물 투수로 화제가 됐다. 세인티어는 왼손잡이로 태어났지만 야구선수였던 아버지처럼 되고 싶어 오른팔을 단련했다. 아버지의 현역 시절 포지션인 포수가 되고 싶었지만 ‘왼손잡이 포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드래프트 지명 당시 세인티어는 “오른팔로 던지는 것도 금방 자연스러워졌다”고 했다.
구속에서 나타나듯 이제는 오른팔이 더 강력하다. 마이너리그 기록도 오른팔로 던졌을 때가 훨씬 더 좋다. 올 시즌 하이 싱글A에서 선발 12경기 포함 15차례 등판한 세인티어는 오른팔로 던졌을 때 피안타율이 0.165, 왼팔로는 0.360일 만큼 편차가 컸다. 전문가들은 “세인티어가 더 나은 투수로 성장하려면 오른팔로만 던지는 편이 낫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인티어는 양손 투수로 빅리그 마운드에 오르고 싶다는 의지를 꾸준히 드러내왔다. 시애틀 구단 역시 양팔 모두 시속 150㎞ 이상 강속구를 던지는 재능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
양손 투수는 MLB 역사를 통틀어도 사례를 찾기 어렵다. 21세기 들어서는 2020년 은퇴한 팻 밴디트 딱 1명뿐이다. 밴디트는 MLB에서 그리 구위가 강한 투수가 아니었다. 양손으로 던진 것도 빅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한 일종의 ‘틈새 전략’이었다. 반대로 세인티어가 오른팔로만 던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은 굳이 양손으로 던지지 않더라도 충분히 타자들을 이겨낼 수 있는 구위를 갖췄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2023년 한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미국 법학자 조앤 윌리엄스가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8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보인 반응입니다. 지난 4월에는 구독자 2400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쿠르츠게작트(Kurzgesagt)가 ‘한국은 끝났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한국의 저출생 문제를 다뤘어요. 외국인들에게는 충격적이겠지만, 한국인들에게 ‘인구 위기’는 너무 오래 들어서 익숙해진 말입니다.
그런 한국인들에게도 충격을 주는 인구 감소 전망이 어제(2일) 나왔습니다. 점선면은 한국의 인구 감소가 얼마나 심각한지, 사회와 경제에 미칠 영향은 무엇인지, 나아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짚어봅니다.
인구 전문 민간 싱크탱크인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지난 2일 ‘2025 인구보고서: 대한민국 인구 대전환이 온다’를 출간했어요. 보고서는 지금과 같은 인구 감소 추세가 이어질 경우, 100년 후인 2125년에는 대한민국 인구가 현재의 15% 수준인 753만명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지난달 기준 한국의 등록 인구는 5116만명입니다. 보고서는 최악의 경우 100년 뒤 이 인구의 85.3%가 줄어들 수 있다고 본 건데요. 홍콩 인구가 750만명 수준인데 그만큼 쪼그라들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보고서는 각 시나리오별로 인구 변화를 예상했는데요.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따라도 2125년 한국 인구는 지금의 3분의 1 수준인 1573만명에 그칩니다. 중간 시나리오에서는 1115만명으로 전망됐습니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인구가 더 가파르게 감소한다는 점입니다. 중간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보면, 50년 뒤인 2075년에는 인구가 30% 정도 줄어듭니다. 하지만 점점 가속이 붙어 50년이 더 흐른 2125년에는 다시 절반 이상 급감합니다. 아이를 적게 낳으면 다음 세대에서 출산 인구가 줄어드는 ‘인구 모멘텀’ 때문입니다. 고령화도 심각해지는데, 2100년에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인구 100명이 65세 이상 노인 최대 165명을 부양해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100명이 30명을 부양하고 있지만, 나중엔 일하는 사람보다 부양받는 사람이 많아지는 겁니다.
‘전망’은 그렇다 치고, 지금 당장의 현실은 어떨까요? 최근 출생아 수가 증가 추세이기는 합니다. 지난 4월 출생아 수는 2만717명으로 1년 전보다 1658명(8.7%) 늘었어요. 10개월 연속 증가입니다. 4월 합계출산율도 0.79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0.06명 증가했습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올해 합계출산율 0.80명을 달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긍정적이긴 하지만 이 추세가 인구 감소를 반전시킬 수 있을 정도일지는 물음표가 남습니다. 최근 출생아 수 증가는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인 ‘에코붐 세대(1991~1995년생)’가 결혼과 출산을 했기 때문이거든요. 시간이 지나 결혼·출산을 많이 하는 30대 인구 자체가 줄어들면 다시 출생률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결혼·출산이 부담이 된 현실 역시 저출생 현상을 가속합니다. 보고서는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게시글 약 6만 건을 분석해 20~40대의 결혼·출산 인식을 들여다봤는데요. 감정 분석 결과 ‘슬픔’과 ‘공포’가 주된 감정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결혼과 출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늘었지만, 정책적 지원이 적은 탓에 실제 결혼까지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어요.
인구 감소는 경제 위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2013~2024년 민간 소비 성장률이 연평균 2.0%로 직전 10년보다 1.6%포인트 줄었다고 분석했는데요. 감소분의 절반인 0.8%포인트가 인구 감소 때문이었습니다. 일하는 사람이 줄어들다 보니 성장률도 낮아집니다.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우선 경제·노동의 관점에서 보면, 당장은 인구가 많은 40~60대가 경제활동을 오래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지금처럼 생존을 위해 자영업이나 저임금·불안정 일자리로 내몰리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일자리에서 노동을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한숭희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칼럼에서 평생교육을 통해 중장년 세대의 업스킬링(현 직무의 역량을 높이는 교육)과 리스킬링(새로운 기술 역량을 높이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스테판 해거드 UC 샌디에이고 석좌특별명예교수는 칼럼에서 “인구 감소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하는 유일한 방법은 근로 연령을 연장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말했어요.
결혼·출산 당사자인 청년 세대를 위한 지원도 중요합니다. 점선면은 대선 기간 ‘소멸 위기 한국, 저출생 해법은?’ 레터에서 대선 후보들의 저출생 공약을 분석했는데요. 후보들의 공약이 ‘현금성 지원’에 집중돼 아쉬웠습니다.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의 경우 아동수당을 만18세까지 확대하고 자녀 수에 따라 소득공제율을 올리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현금 지원 등을 통한 ‘출산 장려’ 정책보다는 ‘성평등’ 정책이 필요하다고 오랫동안 지적해 왔습니다. 일·가정 양립과 노동시장 내 성별 불평등 해소, 평등한 돌봄이 근본적인 저출생 대책이라는 이야기지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저출생을 극복한 곳들은 남성의 육아 참여가 늘었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저출생이 계속된 이유는 출산과 양육을 둘러싼 여성과 남성의 관계, 젠더 관계가 잘못됐기 때문”이라며 “여성들의 마음이 출산에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도록 성평등 정책으로 사회를 전환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답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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