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미지의 서울>은 일란성 쌍둥이 미지와 미래가 잠깐 서로의 삶을 바꿔 살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긍정적인 성격의 육상 유망주였던 미지는 서른이 되어서도 단순하고 활달해 보인다. 선천성 심장병으로 유년기를 병원에서 보낸 미래는 속마음을 쉽게 털어놓지 않는 서울의 직장인이 됐다.
지난 29일 호평 속에 종영한 <미지의 서울>에서 배우 박보영(35)이 연기한 두 캐릭터다. 밝아 보이는 미지와 메마른 듯한 미래, 그리고 각자의 삶터에서 서로인 척하는 모습까지. 박보영은 1인4역에 가까운 복잡한 이야기를 섬세한 연기로 풀어냈다. 호연에 힘입어 최종화(12화)는 8.4%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막을 내렸다.
“공감과 위로가 되는 대본이라 ‘다른 사람에게 기회가 가면 어떻게 하나, 이거 줄 서야겠다’ 싶을 정도로 함께하고 싶었어요. 해보겠다고 저지른 후에야 1인2역에 대한 걱정이 밀려왔죠.”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소속사 사옥에서 만난 박보영이 말했다.
드라마 속 박보영은 쌍둥이의 차이를 크게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시청자들이 정체를 눈치챌 정도의 힌트를 남긴다. “두 사람이 한 사람처럼 보여도 상관없으니, 안 쓰던 톤으로 연기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감독의 제안을 받아들인 결과다. 그는 미지를 연기할 때는 자신이 사회 생활할 때의 밝은 모습을, 미래를 표현할 때는 혼자이거나 가족들과 있을 때의 모습을 끌어다 썼다고 한다.
그는 특히 미지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다고 한다. 미지는 마을에서 ‘캔디’라 불릴 정도로 밝아 보이지만, 고등학교 때 부상으로 육상선수의 꿈이 좌절된 이후 긴 칩거 생활을 했던 인물이다. 미지가 3년 넘게 집을 나가지 않았던 ‘은둔형 외톨이’였다는 사실은 극이 ⅓을 지날 때쯤에야 알려졌다.
박보영은 “스스로 최면을 걸고 힘들지 않은 척, 밝은 척하는 미지에게서 마음이 힘든데도 한창 사회생활을 열심히 하던 과거의 제 모습이 보였다”고 했다. 집에만 있는 미지를 연기하는 것은 상상력을 필요로 했지만,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그던 때를 떠올렸다고 한다.
“3년은 아니더라도, 다들 며칠 정도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은 때가 있잖아요. 다르지 않은 마음이라 생각했습니다. (집 밖으로) 나와도 괜찮다고 권유하는 이야기이니, 미지가 나아지는 것에 초점을 잘 맞추려고도 했어요.”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2015)에서 성격 다른 귀신이 빙의하는 유사 1인2역 연기를 해본 적이 있지만, 쌍둥이가 동시에 화면에 등장하기도 하는 이번 작품은 그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같은 장면을 두 번 연기하는 것보다 어려운 건 가상의 자신과 시선을 맞추는 일이었다. 대역이 있었지만, 재촬영 등에선 허공을 보며 연기하기도 했다. 박보영은 “이 작품으로 한 단계 레벨업한 기분”이라며 웃었다.
배우 원미경·장영남·차미경 등 굵직한 여성 선배들과 함께한 것도 귀한 경험으로 남았다. 박보영은 “선배님들께서 큰 중심을 양옆에서 지키고 계신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중장년 배우들의 관록 앞에 준비한 연기가 아닌 즉각적인 반응이 나갈 때가 많았는데, 그는 “그게 훨씬 좋았다”고 했다.
<미지의 서울>의 등장인물은 교통사고로 한쪽 귀 청력을 잃은 남자 주인공 호수(박진영) 등 대부분 신체적·내면적 핸디캡을 지닌 인물이다. 박보영은 “저희 드라마엔 소수자로 여겨지는 캐릭터가 많이 나온다”며 “누구나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킬 수 있는 인물이 한 명쯤은 있기에 많이들 공감해주셨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드라마 속 30대인 주인공들은 쉽게 자신을 탓하며 방황한다. 올해로 데뷔 20년 차인 박보영에게도 그런 시기가 있었다. “신인 때 감독님들께 혼나면 ‘내 자리가 아닌가, 다른 일 해야 하나’ 수없이 생각했고, 주연을 처음 맡았을 때도 ‘내가 아직 감당하기엔 좀 부족한가?’ 싶었어요.”
극 중 “어디도 내 자리가 아닌 것 같다”는 미지에게 호수는 말한다. “네가 있는 곳이 네 자리”라고. 현재의 박보영은 그 말을 긍정하게 된다고 했다. “지나고 보니 그 말처럼 그냥 제가 있던 자리가 저의 자리였던 것 같아요.” 그는 미지의 당참과 미래의 침착함이 공존하는 얼굴로 말했다.
박보영은 “살려고 하는 짓은 다 용감한 것”이라는 쌍둥이의 외할머니, 월순(차미경)의 말도 명대사로 꼽았다. 그는 “누구나 겪어가는 과정에서 ‘실패’라고 생각되는 시기를 겪기 마련”이라고 했다. 그래도 후회하게 되는 과거의 선택이 그 당시의 최선이었음을 짚어주는 월순의 말이 좋았다고 했다.
미지와 미래를 떠나보내며, 그는 좋은 드라마를 많이 보아준 것이 기쁘다고 전했다. “뒤돌아보면 큰 실패가 아닌데, 당시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잖아요. 옆에서 ‘그렇지 않다’고 말해주는 사람도, 그저 묵묵히 견뎌주는 사람도 나오는 이 드라마가 (그런 시기를 지나는 이들에게) 위로가 됐길 바랍니다.”
전북 전주시 도시공원의 절반 이상이 사라졌다. 도시공원 일몰제 시행에 따라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중 실시계획 인가를 받지 못한 사유지가 7월 1일부터 일제히 공원 지정에서 해제된 것이다.
전북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전체 도시공원 면적 14.3㎢ 가운데 8.6㎢가 효력을 잃었다. 이는 전체 도시공원의 60%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주시는 일몰제 대응을 위해 최근 5년간 2706억원을 투입해 1.4㎢의 사유지를 매입했다. 전체 해제 대상 면적의 14%에 불과하다. 시가 자체 설정한 우선 매입 대상지 기준으로도 확보율은 58.3%에 그쳤다.
도시공원 해제를 놓고 시가 공공성 확보보다는 개발 유인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는 비판도 나온다. 시는 자연녹지 내 건축물 층수 상향, 다세대·연립주택 허용, 경사도·표고 기준 완화 등을 추진했고, 고도제한이 해제된 지역에서는 고층 아파트 건립도 가능해졌다.
가장 논란이 큰 사업은 덕진공원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이다. 전주시는 전체 355만㎡ 규모의 덕진공원 중 7.86%에 해당하는 27만9455㎡에서 민간특례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업자는 부지의 70% 이상을 공원으로 조성해 기부채납하고, 나머지 30% 이내에서 아파트 등 수익시설을 지을 수 있다.
문제는 사업자가 법적 허용 한계에 가까운 29.9%를 개발하겠다고 밝힌 점이다. 광주(10%), 수원(14%), 경기도 일부 지자체(10~15%) 등 다른 도시들과 비교하면 두세 배 높은 수준이다. 환경단체는 “사실상 수익사업으로 전락했다”며 비판하고 있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법적 최대한도까지 개발을 허용하는 것은 사실상 공공성을 포기한 것”이라며 “서울시처럼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을 통해 보전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례사업 자체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전주시는 지금 공원의 가치와 도시의 미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부산시 1호 외국교육기관인 영국 로얄러셀스쿨 부산캠퍼스 설계공모의 당선작으로 강남종합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의 작품 ‘더 로얄러셀 헤리티지 설계안’을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강남종합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에는 ㈜건축사사무소에스파스, ㈜에스이오피건출사사무소가 참여했다.
이번 설계공모에는 국내 유수의 설계사무소 5개팀이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지난달 30일 최종 당선작이 선정됐다.
당선작은 기능적 효율성, 공간적 상징성, 교육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가 돋보였다는 심사 평가를 받았다.
초등부부터 중등부까지 학생 135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전체면적 1만8936㎡,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이다. 수영장·다목적 강당 등이 포함됐다.
내년 상반기까지 설계용역을 마무리한 뒤 하반기에 공사 발주, 2028년 8월 개교를 목표로 한다.
영국 로얄러셀스쿨 부산캠퍼스는 박형준 부산시장의 공약사업으로 국제적 교육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정책사업이다. 부산시가 사업 전반을 총괄하고 LH가 설계공모 등 건립 업무를 수행한다. 학교 운영은 영국 로얄러셀스쿨이 맡는다.
박 시장은 “로얄러셀스쿨 부산캠퍼스의 건립은 외국인 교육 정주환경 개선은 물론 국내 우수 인재의 유출을 방지하고 해외 인재를 확보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공무원이 업무 중 순직해 특별승진한 경우 승진된 계급에 맞춰 유족급여가 지급된다.
인사혁신처는 이런 내용의 공무원재해보상법·공무원연금법 시행령과 공무원 임용령, 연구직·지도직 공무원의 임용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1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오는 8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순직한 공무원이 특별승진(추서)된 경우 유족에게 지급되는 위험직무순직유족연금, 순직유족연금, 사망조위금, 퇴직유족일시금, 퇴직유족연금일시금, 퇴직유족연금부가금, 퇴직수당 등 7개 급여를 산정할 때 추서에 따른 봉급 상승분을 반영한다. 지금까지는 추서를 재직 중 공적을 기리는 명예 조치로 간주해 생전 계급을 기준으로 유족급여를 지급했다.
추서 여부를 심사할 특별공적심사위원회도 신설된다. 과거에는 추서가 명예 조치에 그쳐 소속 기관장이 재량으로 결정했지만, 앞으로는 외부 전문가가 포함된 위원회에서 추서 여부를 보다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심사하겠다는 취지다.
또 공무원 연금의 업무 처리 방식이 개선되고 다자녀 대상 특례기준도 완화된다. 지금까지는 재직기간 4년 미만의 공무원만 전화로 퇴직수당을 청구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장애인 수급권자도 전화로 퇴직수당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3자녀 이상이던 학자금 상환 특례 적용도 2자녀 이상으로 확대된다.
연원정 인사처장은 “국민을 위해 헌신한 공직자와 유가족의 영예가 더 높아지길 기대한다”며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주어지는 공직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