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중앙로에 위치한 ‘제주중앙지하상가’는 1980년대 조성된 제주 유일의 지하상가이자 쇼핑 중심지였다. 서귀포시에 사는 도민들이 제주시를 방문할 때면 중앙지하상가는 필수 방문 코스였다. 물론 현재도 의류, 액세서리, 화장품, 신발 등 400개 안팎의 점포가 운영 중이다.
하지만 도시 확장으로 새 도심지, 새 상권이 생기면서 중앙지하상가 일대는 어느덧 정주인구도, 생활인구도 줄어든 원도심이 됐다. 지하상가에 없던 공실이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지하상가 가장 중심부에 위치한 상가 4개 호실은 임차인 개인 사정으로 2년 가까이 짐만 쌓아두는 창고로 쓰였다. 공실은 북적대야 할 쇼핑거리에 바이러스처럼 휑한 기운을 전염시킨다. 주변 상인들은 “2년간 문을 닫으니 주변까지 어둡고 황폐한 분위기였다”고 했다. 경기 침체로 손님이 줄어든 상황에서 공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민원이 잇따랐다.
민관이 손을 잡았다. 코로나 이후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앙지하상가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제주도 소상공인과와 문화정책과, 제주도립미술관, 중앙지하상가 상인회, 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회가 머리를 맞댔다. 민관이 힘을 합치자 프로젝트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임차인 설득과 상가 정리, 공간 리모델링, 전시작품 설치, 명칭 공모, 개소식까지 4개월만에 완료했다.
제주중앙지하상가의 공실은 이달초 문화공간인 ‘갤러리 숨비마루’로 재탄생했다.
2일 갤러리 숨비마루는 십자가 모양으로 조성된 중앙지하상가의 중심부에서 환하게 불을 밝히고 도민과 관광객을 맞았다. 맞은편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방문객들이 갤러리를 찾아 작품을 둘러봤다. 최근 지하상가 고객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갤러리를 둘러봤다.
현재 갤러리에서는 도립미술관 소장 작품을 활용한 대체불가토큰(NFT) 발행 디지털 전시가 열리고 있다. 도미술대전 대상 수상작가 9명의 작품 10점이 걸렸다. 갤러리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상시 운영된다
고정호 중앙지하상점가조합 이사장은 “코로나 이후 쇼핑 문화가 온라인으로 완전히 바뀌면서 지하상가 같은 상점가는 특화 전략이 없으면 낙후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같은 시대 변화, 경기 불황 속 분위기를 더욱 침체시켰던 공실이 갤러리로 바뀐 모습은 그야말로 환골탈태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민, 관광객이 자연스럽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편하고 재미있는 작품을 다양하게 전시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도는 올해 상인회와 도민, 관광객의 반응을 지켜보고 의견을 종합해 내년 다양한 전시를 기획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갤러리는 상권 활성화, 도민 문화공간 조성이 목적”이라면서 “ 올해 시범운영 후 상인회와 논의해 내년 운영 방향을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북한 인민군 간부들의 군사교육을 담당하는 대표단이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북한 매체가 1일 밝혔다. 지난해 7월 러시아를 방문한 데 이은 것으로, 군사교육뿐 아니라 무기체계 등 군사기술에 대한 전수가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김일성군사종합대학대표단이 로씨아(러시아) 연방 무력 총참모부 군사 아카데미”를 방문하기 위해 전날 평양에서 출발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김금철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총장이 대표단 단장을 맡았다.
김일성군사종합대학은 인민군 간부 들을 육성하는 군사학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과거 스위스 유학 후 2002~2007년 이 대학 특설반에서 포병학 등을 공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 등 대표단의 러시아 방문은 지난해 7월 이후 1년 만이다. 지난해 6월 북한과 러시아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맺은 뒤 군사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김 총장은 지난해 12월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이유로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제재 대상에 오른 인물이다. 지난해 11월에는 블라디미르 자루드니츠키 장군을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 총참모부 군사아카데미 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하기도 했다.
통신은 대표단의 구체적인 구성과 방러 목적, 기간을 공개하지 않았다. 무기거래나 군사기술 협력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는 점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표단의 이번 방러는 북한의 고급 장교들이 현대전의 작전과 지휘, 무기체계와 관련된 기술을 전수받는 핵심적인 군사교류”라고 밝혔다. 홍 위원은 이어 “군사교육 이외에 무기체계와 관련된 기술자들이 러시아로 동행해 군사기술을 전수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은 이밖에 평양에 머물고 있는 올가 류비모바 러시아 문화부 장관 등 러시아 대표단이 전날 북한의 예술 기관들을 방문했다고 전했다. 류비모바 장관은 주체음악예술발전관, 국가선물관, 만수대창작사 미술작품전시관을 둘러봤다. 평양의 러시아정교회 성당인 정백사원도 방문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류미보바 장관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문화예술 공연을 함께 관람했다. 승정규 북한 문화상과 ‘2025~2027 문화협조 계획서’를 체결하며 양국의 문화교류 확대를 약속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주택담보대출 6억원 상한을 골자로 한 정부 부동산 대책에 대해 “대통령실 대책은 아니다”라고 한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겨냥해 “그 대변인은 핫바지인가, 아니면 거짓말을 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이날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를 위한 국회 예산결산특위 종합정책질의에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병환 금융위원장에게 “대통령실도 대책에 동의하지 않았나. 임명된지 며칠이나 됐다고 거짓말을 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이 부동산 대책에 대해 소통을 했으면서 왜 이를 부인하는 취지로 브리핑했느냐는 취지다.
강 대변인은 지난 27일 금융위 등의 부동산 대출 규제책에 대해 “금융위에서 일련의 흐름을 보고 만든 대책성인 것 같은데 저희(대통령실)가 특별한 입장을 갖거나 방향성을 제시하는 부분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관계 부처가 협의하고 필요한 부분은 조율했다”며 “그 대변인 발언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실에서 그 이후에 정정하는 내용으로 기자단 공지를 한 걸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조 의원은 “이런 비현실 정책을 대통령실하고 조율했는데 대통령실은 부인하면서 막 혼란을 내면서 이렇게 발표하고 나면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되는 건가”라며 “이러고도 책임 있는 정부라고 할 수 있나”라고 질타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대책이 대통령실 생각이냐는 조 의원 질의에 “금융위 생각이다. 5~6월 너무 빠르게 주택가격이 오르고 가계부채도 증가해 좀 강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급등세에 약간 진정 효과는 얻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대출 규제라는 거 이렇게 함부로 하는 거 아니다”라며 “거시적으로 한두 달 잠깐 집값 내려갈 수 있지만 청년들 열심히 맞벌이해서 자산 증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준 것”이라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국민의힘이 부동산 문제를 포함한 민생·경제 파탄의 책임을 갓 출범한 정부에 돌린다고 비판했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어떻게 출범한 지 1달도 안 된 정부에게 지난 3년의 경제, 부동산 시장을 망친 정권과 함께한 당시 여당의 의원이 모든 책임을 현 정부에 (돌리나)”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으로도 논리적으로도 도저히 이해가 안되고 도덕적, 윤리적으로도 타당치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