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슬럼프를 겪고 있는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사진)가 9경기 만에 다시 선발 제외됐다. 최근 16타수 연속 무안타, 부진의 그림자가 매우 짙다. 이정후는 2일 애리조나전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지난달 마이너리그에서 올라온 대니얼 존슨이 이정후 대신 중견수로 나섰다. 샌프란시스코는 6안타 빈공 끝에 2-8로 졌다. 4연패다.
이정후가 선발 제외된 것은 지난달 22일 보스턴전 이후 9경기 만이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대타로도 나가지 않고 벤치를 지켰다. 개막 이후 이정후가 선발 출전하지 않은 것은 이날까지 총 8번이다. 개막 직전 부상이 있었던 터라 시즌 초반 관리 차원에서 4차례, 허리 통증으로 지난달 2경기를 벤치에서 출발했다.
최근 2차례 결장은 앞선 6경기 사례와 상황이 다르다. 사유는 나오지 않았지만, 극심한 부진의 여파가 커 보인다. 이정후는 지난달 22일 보스턴전 결장 당시 6월 타율 0.172(58타수 10안타)로 기록이 저조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를 쉬게 하면서 반등을 기대했지만, 침체는 오히려 더 깊어졌다. 이후 8경기 연속 선발 출장했지만 26타수 2안타에 그쳤다. 22일 당시 0.252였던 시즌 타율이 이제는 0.240까지 떨어졌다. 최근에는 4경기 연속 안타를 치지 못했다. 주특기인 2루타도 뚝 끊겼다.
아직은 일시적 문제일 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정후는 콘택트 중심의 타자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파워를 정교한 타격으로 메운다. 홈런 타자와 비교하면 타구 운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그 타구의 운이 최근 이정후를 외면하고 있다.
스포츠 전문매체 디애슬레틱은 최근 이정후의 이런 특성을 언급하며 “슬럼프에 오래 빠져 있을 유형의 타자는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타구 운은 언제든 좋아질 수 있고, 꾸준히 맞혀내기만 한다면 시즌 초와 같은 성적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희망적인 관측만 하기에는 최근 침체가 너무 깊고 불안요소도 감지된다. 3~4월 23.2%였던 라인드라이브 타구 비율이 6월 13.2%까지 떨어졌다. 내야 뜬공 비율은 3~4월 5.7%, 5월 2.7%에서 6월 9.4%까지 치솟았다. 타구 질 자체가 좋지 않다. 타구 질로 추산하는 기대타율도 6월 0.238에 불과했다. 빠른 공 대처 약점도 꾸준히 지적받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도 하강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6월 한 달 동안 13승14패로 승률 5할을 밑돌았다. 한때 LA 다저스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다퉜으나 이제 9경기 차로 벌어져 3위까지 주저앉았다. 원래도 타격이 약했는데, 이정후까지 슬럼프에 빠지면서 득점력이 더 떨어졌다. 최근 4연패 기간 샌프란시스코는 6점밖에 뽑지 못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하도급법을 위반한 현대케피코와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교촌에프앤비를 검찰에 고발해달라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요청키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중기부는 소관 법률 위반 사건에 대해 중소기업에 준 피해나 사회적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공정위에 검찰 고발을 요청할 수 있다.
공정위는 중기부의 요청을 받으면 해당 사업자 등을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
중기부에 따르면 현대케피코는 수급사업자와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서면 발급 의무를 위반했다. 현대케피코는 2020년 5월부터 2023년 5월까지 13개 수급사업자와 체결한 자동차 부품 제조용 금형 제작 위탁 계약 98건에 대해 서면을 지연 발급하거나 납품 시기가 누락된 불완전한 서면을 발급했다.
같은 기간 16개 수급사업자에게는 목적물 수령일로부터 법정기일 60일이 지나서야 하도급대금(잔금)을 지급하면서도 지연이자 약 2억4790만원을 주지 않았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해 10월 재발방지 명령과 540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중기부는 현대케피코가 지속해서 서면을 지연·불완전 발급하고 잔금을 장기간 연체한 점과 자동차 부품시장의 거래문화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 등을 고려해 고발 요청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전용 식용유를 공급하는 유통업체와 계약을 맺고도 2021년 5월 당초 약정된 캔당 유통마진을 1350원에서 0원으로 인하했다. 공정위는 협력사들이 기존 거래조건으로 얻을 수 있었던 7억원 상당의 유통마진을 잃게 됐다며 재발방지 명령과 과징금 2억8300만원을 부과했다.
그러나 중기부는 전국에 1300개 이상의 가맹점을 거느린 교촌에프앤비가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중소기업에 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중소기업 보호와 사회적 신뢰를 위해 근절돼야 한다며 공정위에 검찰 고발 요청을 결정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두 위반 사건의 고발 요청은 자동차 부품 제조시장의 고질적 거래문화로 인한 수급사업자의 불이익 발생과 사후 분쟁을 예방하고, 우월한 지위의 가맹본부로부터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가 3년5개월 만에 3000을 회복하고, 3100도 찍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 다음날인 6월4일 아침부터 크게 상승하기 시작한 종합주가지수는 12거래일 동안 하루를 제외하고 매일 올랐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의 순매수가 상승을 주도했다.
주가 상승 배경으로는 이 대통령의 공약인 ‘주식시장 활성화’의 현실화 가능성이 꼽힌다. K주식 활성화를 통해 경제 강국의 길로 가겠다는 이 공약의 핵심은 모든 투자자가 염원하던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향상이다.
공약 중 지난 정부 때 좌절된 상법 개정 재추진에 대한 부분부터 살펴보면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겠다는 것과 전자주주총회를 의무화하고, 합병·분할 시 대주주의 의결권에 제한을 두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는 이사의 의사 결정을 막고 주주가 회사의 중요한 안건에 투표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꼭 개정돼 회사 성장에 동반자인 주주가 같이 참여하는 제대로 된 주식회사의 형태가 완성되기를 기대한다.
공약 중 백미는 단연 기업의 쪼개기 상장 시 모회사의 일반 주주에게 신주를 우선 배정하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과 상장회사의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소각해 주주 이익으로 환원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겠다는 것이다.
과거에 LG화학, SK그룹, 카카오 등은 ‘쪼개기’ 상장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예를 들어 LG화학 주주 입장에서는 과거에 전지(배터리)사업 부문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했는데, 회사가 이 사업 부문을 떼어서 LG에너지솔루션을 만들었다. 이를 가리켜 물적분할이라고 한다. 전지사업 부문은 분할로 인해 LG화학의 종속 기업이 된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년 뒤 주식시장에 상장하며 많은 자본을 조달했지만 LG화학의 주가 하락은 막을 수 없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 후 100조원대의 시가총액을 기록했지만 LG화학이 지분 80%를 갖고 있다고 해서 80조원어치의 가치를 흡수할 수는 없었다. 중복상장(더블 카운팅)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의 가치는 온전히 평가받지만 최대주주인 지배기업의 주가는 할인받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는 이런 방식으로 쪼개기 상장을 시도한다면 모회사의 주주에게 신주를 우선 배정해 피해 보는 일을 겪지 않게 할 것이다.
상장회사의 자사주 원칙적 소각 제도 역시 강력한 주가 상승 요인이 된다. 이는 미국의 애플 같은 수많은 기업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이미 시행 중이어서 더욱 기대가 크다.
회사의 기업가치가 1조원이고 발행 주식 수가 1억주라면 이 회사의 1주당 주가는 1만원이다. 만약 이 회사가 자사주 5000만주를 보유 중인데 이를 모두 소각한다면 발행 주식 수는 5000만주로 줄어든다. 기업의 가치가 변함이 없다면 회사의 주가는 이론상 2만원이 되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미국 기업들이 번 돈의 대부분을 자사주 취득에 쓰고 이를 대부분 소각시킨다. 미국 시장으로 갔던 서학 개미들을 귀환시킬 수 있는 정책이다.
이런 정책들이 실행되고 주주들에 대한 기업들의 태도가 달라진다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주가지수 5000 시대를 열겠다는 대통령의 선언은 공허한 메아리가 아닌 가까운 우리의 미래가 될 수 있다.
활력을 찾은 증시가 불법계엄 이후 침체되었던 우리 경제를 회복시키고 다시 도약하는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