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에 무역 협상을 지렛대 삼아 한국의 약가 정책을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정부가 한국에 더 많은 미국산 신약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약가를 높게 산정하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제약업계 로비단체인 미국제약협회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 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약가 정책에 문제가 많은 국가로 한국,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스페인, 영국, 유럽연합(EU)을 지목하고 의약품 소비가 많은 이들 국가를 미 정부가 가장 우선해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제약협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한국 시장 진입을 원하는 제약사들에 수많은 평가 과정을 거치도록 요구해 환자에게 신약을 판매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한국 당국이 약가를 산정할 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저 약가를 참조하고 있으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신약 예산 비율도 OECD 국가 중 최저라고 했다.
USTR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외국 정부의 불공정한 약가 정책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임직원들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고객들의 생명을 구했다.
3일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제주점을 방문한 한 중국인 고객이 주차장에서 갑자기 쓰러지자 김동진 사원이 기도 확보 조치를 하고 김정우 대리는 심폐소생술을 진행했다. 3분 뒤 구급대가 도착했을 때는 고객이 맥박과 호흡을 되찾은 상태였다. 당시 응급조치가 진행되는 동안 현장에 있던 롯데면세점 다른 직원들도 차량 유도 및 고객 통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5월28일에는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출발 대합실에서 70대 여성이 의식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윤남호 롯데면세점 제주공항점장이 환자를 발견하고 응급처치를 했다. 덕분에 이 여성은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하기 전 의식을 찾았다.
윤 점장은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공항공사 고객서비스 최우수상과 제주관광공사 공로 감사패, 제주 소방안전본부 하트세이버 인증서를 받았다.
롯데면세점은 2018년부터 임직원에게 재난 대피훈련과 심폐소생술, 자동제세동기 사용법 등을 가르치는 ‘시민 안전 파수꾼’ 교육을 하고 있다.
박상호 경영지원부문장은 “체계적인 교육과 현장 대비 훈련 강화로 언제든 응급상황에 임직원이 신속히 대응할 수 있게 하겠다”며 “롯데면세점이 단순히 쇼핑 공간이 아닌 고객의 든든한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공급대책 관련해 4기 신도시 신설에 선을 긋고 기존 신도시 개발 속도전에 방점을 둔다는 방향성을 밝혔다. 최근 내놓은 고강도 주택대출 규제를 “맛보기에 불과하다”고 표현하며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규제지역 추가 지정 등이 거론된다.
이 대통령이 3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부동산 공급 대책은 ‘기존 신도시 활용’으로 요약된다. 그는 “새로 자꾸 신도시 만들어 나가면 그게 또 수도권 집중 불러오지 않느냐(는) 말이 맞다”면서 “(새로운 신도시를) 추가로 만들지는 지방 균형 발전, 우리 대한민국의 지속적인 성장 발전 전략이라는 면에서 한번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경선 후보 시절 ‘4기 스마트 신도시’ 개발 구상을 언급한 적 있으나 공약집에 ‘4기 신도시’가 담기진 않았다. 그는 이날 수도권에 추가 신도시 건설을 두고 “목이 마르다고 해서 소금물을 계속 마시는 것”에 비유했다. 신도시 건설이 수도권 집중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사실상 4기 신도시 건설에는 선을 그은 것이다.
이에 향후 기존 신도시를 활용해 공급 속도전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기존 계획된 신도시가 많이 남아있다. 상당한 규모인데 공급이 실제로 안되고 있다”며 “대신 속도를 빨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급 대책도 꼭 신도시의 신규 택지만이 아니고 기존 택지들을 재활용하거나 기존 부지를 활용하는 방법도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당장 3기 신도시 개발에 속도를 붙이는 것과 1기 신도시 재건축 등에서의 용적률을 높이는 방안도 예상된다. 이전 정부가 발표한 서울 서리풀지구 등 신규 택지의 고밀도 개발과 공공기관·기업 등이 확보한 유휴부지 활용 등도 거론된다.
김준형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추가 신도시 개발 대신 기존 신도시 개발에 집중하면 수요의 집중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 “정부가 토지 보상, 기반시설 확충, 용적률 상향 등을 빠르게 주도하면 기존 신도시 개발의 속도를 높이고 공급을 충분히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기존 택지 등을 활용한다는 언급은 기존에 계획된 1기 신도시 재건축·3기 신도시 개발에서 용적률을 상향해 밀도를 최대한 높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동산 시장이 더 과열되면 지난달 27일 발표한 6억원 한도를 둔 주택대출 규제 이외에 더 강력한 조치를 낼 수 있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투기적 수요가 부동산 시장을 매우 교란하고 있다”며 “더 근본적인 수요 억제책도 지금 이것(대출 규제)말고도 많다”고 말했다. 향후 금리 인하 등으로 인한 추가적인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경고성 메시지인 셈이다.
현재 강남 3구와 용산구에만 적용된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을 집값 상승폭이 큰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 등이 언급된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대출 한도가 더 줄어들고 다주택자의 양도세율이 높아진다.
한편 추가 규제책으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나 보유세 등 부동산 세제를 건드리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자 대통령실에선 ‘세금 카드’는 아니라고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적어도 세금을 통한 (부동산 가격) 통제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대통령) 말씀의 기조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다양한 공급과 수요 조절 청책을 통해서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표현으로 생각된다”면서 “시장 흐름에 따라서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망한 MBC 기상캐스터 고 오요안나씨의 유가족이 이재명 정부에 방송사 프리랜서·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했다. 고용노동부의 MBC 특별근로감독 결과 내사 보고서와 MBC 자체 진상조사 결과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오씨 어머니 장연미씨와 엔딩크레딧, 직장갑질119 등 시민사회단체는 1일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정부 7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이들은 방송 프리랜서·비정규직 고용 형태 개선, 노동부의 방송사 기획 근로감독 실시, 방송통신위원회 지상파 재허가 심사 요건에 ‘비정규직 처우 개선 방안 마련’ 재반영, 결방 프로그램 임금 미지급 관행 철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에 대한 노동부 판단 기준 재점검 및 가이드라인 정비, 노동부 MBC 특별근로감독 결과 내사보고서 공개, MBC·방송문화진흥회 진상조사 결과 공개를 요구했다.
MBC에 대해선 안형준 사장의 공식 사과 및 재발 방지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오씨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유가족에게 명예사원증을 수여하고 사내에 추모 공간을 마련하라고도 했다. 유족에 대한 보상을 신속하게 실시할 것도 요구했다. MBC 내 프리랜서·비정규직 규모와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보도·시사교양국 내 노동자성이 인정된 25명을 노동자로 전환하라고도 촉구했다.
윤지영 직장갑질119 대표는 “오씨를 괴롭힌 기상캐스터뿐 아니라 MBC 및 관계자, 고용노동부, 방송통신위원회도 가해자”라며 “방통위와 노동부가 무분별한 프리랜서 사용을 규제했더라면, MBC가 직원으로 오씨를 채용했다면, MBC에 일하는 누구나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나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예방 조치를 했더라면 오씨는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표는 “가해자들 모두 오씨와 유족에게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김유경 노무법인 ‘돌꽃’ 노무사는 “MBC는 제대로 된 사과를 해야 한다. 이제라도 왜곡된 비정상적인 고용 구조를 바로잡을 근본적인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며 “MBC의 비정상적 고용 구조를 바로잡지 않은 채 이재명 정부가 천명한 ‘일하는 사람 모두의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