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30일 김영훈 노동부 장관 후보자(57)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대통령은 인사청문 요청사유서에서 박 후보자를 두고 “34년간 철도기관사로 재직하고 전국철도노동조합 위원장,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을 역임하며 일하는 사람이 존중받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헌신해 왔다”며 “노동시장을 둘러싼 갈등을 풀어나가는데 필요한 대화와 타협의 리더십을 갖추고 있어 노사관계에서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했다.
국회에 제출된 재산 신고 자료를 보면 김 후보자와 모친, 자녀 명의로 보유한 재산은 총 12억1573만원이다. 후보자는 3억5000만원 상당의 부산의 아파트와 경남 창원에 3억4472만원 상당의 논과 밭, 단독주택을 소유했다. 본인 명의 예금 보유액은 3억3532만원이다. 모친은 경남 창원의 논과 밭, 예금을 합쳐 총 1억4856만원을 신고했다. 아들은 예금 3279만원을 신고했다.
후보자는 코레일에 근무하면서 2023년 연봉 8669만원, 지난해 연봉 8949만원을 받았다. 병역 관련해서 후보자는 1989년 4급 판정을 받았다가 재검사를 받았으나 활동성 폐결핵 진단을 받고 5급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았다. 5급 전시근로역은 평시에는 군 복무 의무가 없고 전시에만 동원되는 병역 처분이다. 아들은 육군 병장으로 만기 제대했다.
김 후보자는 최근 5년간 세금 체납 기록은 없다. 1994년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7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2002년 업무방해 혐의로 벌금 300만원, 2006년 업무방해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2017년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위반, 일반교통방해 혐의 등으로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09년부터 4년 동안 방영된 <화이트 채플>이라는 영국 드라마가 있다. 런던의 동네 지명인 제목이 암시하듯이 이 드라마의 첫 시즌은 ‘잭 더 리퍼’ 사건의 모방범 이야기로 시작한다. 담당 경찰서의 수사반장 조셉 챈들러와 그의 조언자 에드가 중심인물이다. 에드는 경찰이 아니라 재야의 잭 더 리퍼 사건 마니아로서, 그가 평생 축적한 잭 더 리퍼 사건 관련 세부 지식은 조셉이 범인을 좁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는 잭 더 리퍼 사건 외에도 다양한 과거 범죄에 대한 지식을 지니고 있어서, 두 번째 시즌의 사건을 해결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준다. 이런 유용함을 고려한 조셉은, 세 번째 시즌에서 에드를 정식으로 경찰서의 기록관리원으로 채용하며, 과거의 범죄 기록을 정리하고 조언을 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 마침 이 시즌에서 과거와 바로 연결되지는 않는, 애매한 연쇄 살인 사건이 터진다.
경찰서의 수많은 범죄 기록을 눈앞에 두고, 의욕과 자신감이 과도해진 상태였던 에드는 이 살인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될 만한, 비슷한 부류의 과거 기록을 열심히 찾아온다. 영국의 옛날 사건은 물론 한국의 지존파까지 언급할 정도니, 참으로 가상한 노력이었으나 불행히도 잘못된 참조였다. 마침내 수없는 헛발질 끝에 최종 해결에 의미 있는 조언을 함으로써 존재 의의를 증명하기는 했지만, 에드는 내내 자책감에 시달린다. ‘조금만 더 일찍 제대로 찾았다면 희생자가 줄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면서.
이 드라마는 역사가나 역사 애호가들이 흔하게 저지르는 오류를 잘 보여준다. 사람들은 흔히 현실의 모든 사안에 대해 역사가 어떤 의미 있는 거울이 되어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역사라는 건 일종의 인간 사회에 대한 광대한 데이터베이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실의 문제를 보고, ‘이런 비슷한 건이 있었을까’ 하며 역사책을 조금만 뒤적뒤적해보면 비슷해 보이는 건이 수없이 보인다. 어리석은 권력자와 사악한 배우자의 조합은 동서양에 넘쳐나며, 부자의 도덕적 타락과 빈자의 감당할 수 없는 고난은 체제의 해체를 불러온다. 어리석은 전쟁과 끔찍한 피해는 또 어떠한가. 인간은 언제나 어리석은 선택을 하고, 세상은 모순에 가득 차 있으며 불안정하다. 아, 역시 역사는 돌고 도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이렇게 손쉽게 역사와 현실을 유비하면 안 된다. 인간의 삶은 역사적, 사회적 조건에 따라 몹시 다르기 때문이다. 표면적인 현상이 비슷해 보인다고 과거의 일이 어떤 의미 있는 교훈을 줄 수 있다고 쉽게 단정해버리면, 에드가 그런 것처럼 연쇄 살인의 희생자만 늘어날 수 있다. 더구나 과거를 과거 그대로 보는 것도 불가능하고 논쟁적인데, 현실에 대한 정확한 판단은 더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덤블도어가 과거의 기억들을 모아 놓고서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어떤 일은 지나고 나야 무슨 일인지 알 수 있게 된다고. 이처럼 그 시절이 지나고 나야 그것이 무슨 일이었는지 똑똑하게 보이는 경우도 있다.
역사란 죽은 자가 남긴 글과 흔적을 산 자가 읽고 풀이하고 다시 쓰는 행위를 통해 만들어진다. 이 공정의 어디에서든 의도적이건 의도적이지 않건 여러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죽은 자도 자신의 현실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자신의 의도를 담아 글을 남기기 마련이며 산 자는 죽은 자의 현실도, 자신의 현실도 불완전하게 이해하는 상태에서 자기 의도를 담아 역사를 읽고 쓰게 되어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팸플릿 쓰듯이 ‘역사의 교훈’을 외치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현재와 과거 어디에서건 발생할 수 있는 몰이해, 양자의 비교 판단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오류 등, 역사의 교훈을 찾고 말하는 행위 곳곳에는 상당한 오해의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역사 리터러시 규칙 제11조가 있다. “역사에서 손쉽게 교훈을 찾지 말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난 1월19일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판사실 문을 발로 찼던 사랑제일교회 특임전도사 이모씨가 “판사실인지 몰랐고, 호기심에 발로 찼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30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김우현 부장판사)에서는 ‘서부지법 폭력난입 사태’ 피고인 18명에 대한 공판 기일이 열렸다. 이날 공판에서는 일부 피고인들에 대한 피고인 신문이 있었다. 이씨는 사랑제일교회 교육을 이수한 특임전도사이면서 유튜버이다.
이날 이씨는 서부지법 7층 703호, 706호 판사실 문을 발로 찬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사건 당시에는 판사실인지는 알지 못했고 “판사를 찾을 목적이 아니라 단순 궁금증”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측은 703호, 706호의 문만 발로 찬 이유에 대해 추궁했다. 검찰 측은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일은 형사 관련 내용인데, 두 판사실 모두 형사 단독 판사실이었다. 우연인가”라고 물었다. 이씨는 “충동적으로 찬 것”이라며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는데 차고 나니 형사 단독 판사실이었다”고 주장했다.
검찰 측과 JTBC 보도 등을 종합하면 두 판사실 앞에는 ‘형사 단독 판사실’이라는 명패가 붙어있었다. 7층에 진입할 때도 안내판에 판사실이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 명시돼 있었다. 하지만 이씨는 “어두워서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판사실 내 내실까지 수색했으면서도 ‘특정인을 찾았던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검찰 측은 이씨가 촬영한 영상에서 703호 판사실이 열린 뒤 “여기가 맞네”라고 말한 의미는 무엇이었냐고 물었으나 이씨는 “모르겠다”며 “법원 당직 직원 등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검찰 측은 재차 “법원 당직 직원이 있다면 무엇을 물으려 했냐”고 하자 이씨는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원래 이렇게 오래 걸리냐’고 물으려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사건 당일 JTBC의 보도 이후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서 영상을 삭제했다. 검찰 측은 “범행을 은닉하기 위해 삭제한 것이 아니냐”고 물었으나 이씨는 “일부 언론에서 영상을 조작해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삭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법원 직원이 제지했음에도 소리를 지르면서 오히려 더 위로 올라간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이씨는 “호기심이 심해서, 앞에 시민들이 올라가니 나도 모르게 호기심에 쫓아갔던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