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결성된 일본 신생 우익 정당 참정당이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둔 것에 관해 전문가들은 참정당의 ‘일본인 퍼스트’ 전략이 유권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신흥 정당과 유권자 심리를 연구하는 하타 마사키 오사카경제대 교수는 22일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일본인 퍼스트’가 외교와 경제 정책에 두루 통용되는 단어였다고 봤다.
참정당은 이번 선거에서 외국인 규제 강화 방침과 ‘일본인 퍼스트’라는 구호를 내세웠다.
하타 교수는 “유권자는 개별 정책을 몰라도 전체적으로 일본인에게 이익이 되는 일을 해 준다고 받아들였다”며 “거부하기 힘든 주장을 통해 지지를 모은 듯하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거 구호이자 열성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연상시키는 표현인 ‘일본인 퍼스트’가 효과적이었다는 것이다.
하타 교수는 참정당이 자민당 지지층을 일부 흡수했다면서 참정당이 당선자 1명을 뽑는 1인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았다면 여당이 목표로 삼았던 50석 이상을 확보했을 수 있다고 도쿄신문에 말했다. 그는 참정당이 지방 조직을 활용해 전국 정당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점도 언급하고 여당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대신 참정당과 제3야당 국민민주당에 투표했다고 짚었다.
아사히는 5월 이후 참정당에 대한 인기가 갑자기 높아진 점에도 주목했다. 신문은 미우라 아사코 오사카대 교수와 함께 진행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참정당에 표를 주겠다는 사람은 5월 이후 5배 이상으로 늘었다”며 국민민주당을 지지했던 사람 중 상당수가 참정당으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아사히는 참정당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 스파이 방지법안을 제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미야 대표는 “이상한 생각으로 일본을 망치려는, 스파이 공작을 하는 사람들을 단속하면 좋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1985년 자민당이 의원 입법을 통해 스파이 방지법안인 국가비밀법안을 제출했지만, 국가 비밀에 대한 해석과 범위가 확대되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해 폐기됐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이 신문은 가미야 대표가 코로나19 대책 재검토나 외국인 이민 대책 등과 관련해서도 언급한 바 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참정당은 기존에 참의원 전체 의석수가 단 2석이었으나, 지난 20일 치러진 선거 이후 15석의 의석을 획득했다. 이로써 참정당은 예산이 필요하지 않은 법안을 단독으로 제출할 수 있게 됐다. 가미야 소헤이 참정당 대표는 연이은 설화에 비판받기도 했지만, 적지 않은 일본인이 참정당에 표를 던졌다. 참정당은 비례대표 투표에서 742만여 표를 얻어 야권 2위에 올랐다.
국민의힘이 새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으로 지영준(55)·박형명(64) 변호사를 추천했다. 국회는 23일 본회의에서 이들에 대한 선출안을 놓고 표결한다. 시민단체는 “극우 기독교계, 내란 옹호 인사”라며 반발했다.
22일 인권위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 변호사를 이충상 전 상임위원 후임으로, 박 변호사를 한석훈 비상임위원 후임으로 추천했다.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변호사인 지 변호사는 군 법무관으로 재직 중이던 2008년 군대 내 ‘불온서적’ 지정에 반대하며 헌법소원을 냈다가 파면당했다. 군을 상대로 끈질긴 싸움을 이어가다가 어느 시점에 돌연 극우 성향으로 돌아섰다. 2020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의 전신인 기독자유통일당 비례대표 후보 12번으로 배정되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를 마친 뒤 법무법인 김장리 강남사무소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2022년 대선 때 윤석열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인권위원은 위원장을 포함한 상임위원 4명과 비상임위원 7명으로 구성된다. 국회 선출과 대통령 지명이 각 4명, 대법원장 지명이 3명이다. 이번에는 야당 원내교섭단체인 국민의힘이 2인을 추천했다.
인권단체는 강하게 반발했다. 무지개행동은 지 변호사에 대해 “극우 기독교, 성소수자 혐오 선동 세력의 핵심 인물 중 하나”라고 했다. 박 변호사에 대해선 “지난 2월 보수단체들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진행을 규탄하는 국회 기자회견에 참석한 ‘내란 동조’ 인물”이라고 했다. 무지개행동은 “(이번) 추천은 인권위의 가치를 끝까지 훼손하겠다는 행태나 다름없다”며 “국회가 두 무자격 후보 선출안을 즉각 부결시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마약 범죄 근절을 위해 검거 보상금을 최대 5억원으로 상향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날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경찰은 ‘범인검거 등 공로자 보상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조직성 범죄의 경우 사안의 중대성, 피해의 심각성, 검거 조직의 규모, 검거 기여도 등을 고려해 최대 5억원의 보상금을 지급할 수 있는 특별검거보상금제도를 최근 신설했다. 경찰은 112나 경찰 민원포털 등을 통해 신고·제보를 받기로 했다.
이전까지 보이스피싱 조직의 총책을 검거하는 데 기여한 경우 최대 1억원의 보상금을 줬고, 50㎏ 이상의 마약을 압수한 조직을 검거하는 데 도움을 준 공로자는 최대 2000만원의 보상금을 받았다.
검거 보상금을 대폭 늘려 신고나 제보를 독려하는 것은 보이스피싱과 마약 범죄 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지만 조직 범죄 특성상 수사 정보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범죄 조직이 수사를 피해 은밀히 활동하고 있어 피의자를 특정하고 조직 전모를 밝혀내는 데는 결정적인 제보 등 수사 단서가 필요하다.
경찰 관계자는 “제보받은 내부 정보를 통해 우두머리와 총책 등 간부급 조직원의 신원이 특정되는 경우가 많다”며 “신고·제보자에 대해서는 신원 보호를 위한 다양한 조치를 통해 2차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설명했다.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은 “경찰의 노력만으로 조직화·비대화·초국경화되는 조직성 범죄를 척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특별검거보상금 제도 도입으로 적극적인 신고와 제보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2일 도주 의혹이 제기된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에 대해선 현재 ‘A급 지명수배’가 돼 있는 상태다.
오정희 특검보는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삼부토건과 관련해 도주한 이기훈에 대해 금일(22일) 유효기간이 만료된 구인영장을 반환하고 새로이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다”며 “검거팀을 구성해 경찰에 협조를 얻어 신속히 검거하겠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지난 18일 이 부회장이 밀항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해양경찰청에 신고했다. 해경은 의심스러운 어선 등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등 가용 자원을 동원해 이 부회장을 추적하고 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으로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를 받는 이 부회장은 지난 17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직전 도주한 의혹이 제기됐다. 별도의 연락 없이 법원에 출석하지 않았고 현재 잠적한 상태다.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 있는 학교에 공군 훈련기가 추락한 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27명으로 늘었다.
방글라데시 국립 화상·성형외과 연구소는 22일(현지시간) ‘마일스톤 스쿨 앤드 칼리지’ 캠퍼스에 전날 공군 전투기가 떨어져 2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조종사 1명과 교사 1명, 만 12세 미만 어린이 25명 등이다. 방글라데시 일간지 더데일리스타는 이 사고로 160여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국립 화상·성형외과 연구소는 현장에서 수습된 시신 6구는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워 DNA 감식을 통해 신원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군기는 추락 과정에서 캠퍼스 내 2층짜리 건물 중 1층 지점에 부딪혔다. 마일스톤 스쿨 앤드 칼리지는 초·중·고등학교인데 전투기가 떨어진 건물에선 초등학교 3, 4학년 수업이 진행 중이었다.
사고 이후 학교는 아비규환이 됐다. 학생들은 “살려달라, 내 몸이 불타고 있다”고 외치며 연기에 휩싸인 건물에서 나왔고, 불길이 건물 내부에 번지며 피해 규모가 더 커졌다.
이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인근 병원을 찾았다. 수많은 이들은 병원 복도에서 눈물을 흘리거나 비명을 질렀다고 방글라데시 언론들은 전했다. 병원 벽에 머리를 짚은 채 울부짖거나 자녀의 교복을 끌어안은 학부모도 있었다.
방글라데시 군 합동홍보실(ISPR)은 이날 공군기의 기계적 결함으로 추락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조사위원회를 꾸렸다고 밝혔다. 전투기는 전날 오후 1시6분에 이륙해 12분 만에 추락했다.
추락한 F-7 BGI 기종은 중국제 J-7 계열의 모델이다. J-7은 과거 소련제 미그-21을 본떠 만들었으며 중국은 방글라데시를 위해 F-7 BGI를 맞춤 제작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2010 회계연도에 이 기종 16대를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2013년 훈련기를 들여왔다.
F-7 BGI 기종은 2008년과 2018년 두 차례 방글라데시에서 추락한 전력이 있다고 방글라데시 매체 칼레르칸토는 전했다. 중국, 파키스탄, 이란, 짐바브웨, 나미비아 등에서도 이 기종이 추락한 사례가 있다.
ISPR은 훈련기를 조종하다 사망한 타우키르 이슬람 중위는 사고 직전 인구 밀집 지역에서 인구가 적은 곳으로 비행기를 이동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슬람 중위는 200시간이 넘는 기초 비행 훈련을 마치고 이날 처음으로 단독 비행에 나섰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사고 당시 비상 탈출한 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방글라데시 과도정부를 이끄는 무함마드 유누스 최고 고문은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며 모든 당국에 이 사안을 최우선으로 처리하라고 지시했다”며 22일 하루 동안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했다.
방글라데시 당국은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대학입학 시험도 잠정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