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퇴근길에 차가 막혔다. 일 년에 한 번, 벚꽃이 만개할 때 겪는 일이다. 만경강의 벚꽃을 보려고 몰려든 이들이 차창을 열고 천천히 달렸다. 차를 세우고 내려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있었다. 벚나무 아래 해사하게 웃으며 포즈를 취하는 이들을 누가 나무랄 수 있겠나. 그 길에서 조급한 건 꽃잎뿐이었다. 왜 그리 빨리 떨어지는지…오늘 아침에는 한산해진 벚나무 길을 걸었다. 주말 비와 함께 인파는 물러났고, 연둣빛 잎을 틔우기 시작한 나무들은 동네 할머니들 차지가 됐다. 할머니들은 꽃잎을 반쯤 떨군 나무들을 올려다보며 자주 걸음을 멈추고 숨을 고르셨다. 급히 갈 이유가 없으니까. 살다 보면 ‘천천히’ ‘가만히’ 같은 부사가 어울리는 시간이 오는 듯하다. 나는 그런 노년을 기다린다. 길에서 이웃 할머니를 만났다. 저만치 걸어오시던 할머니가 갑자기 멈춰 몸을 작게 웅크리셨다. 어디 불편하신가 여쭈었더니, 조용히 고갯짓으로 바닥을 가리키신다. 거기, 봄이 한 움큼 있다. ...
“너무나 이상한 일을 많이 하는데, 자기들끼리 싸여 있다 보니 자신들이 얼마나 이상한지 판단을 못하는 것 같아요.” “몇달 동안 그자들의 민낯이 얼마나 초라한지 분명히 알게 됐죠”지난 주말 경향신문 유튜브 채널 ‘경향티비’를 보다가 고개를 몇번이나 크게 끄덕였다. 주제는 ‘시험권력’ 고시 엘리트들의 종말. 내란 사태가 드러낸 엘리트 관료, 정치인들의 민낯을 보며 내가 느꼈던 감정을 고스란히 짚어줘서였다.3년도 안 되는 기간, 윤석열 정부의 어이없는 실책 릴레이와 비현실적인 친위 쿠데타, 그로 인한 자멸로 치러지는 조기 대선이 40일 앞으로 다가왔다. ‘엘리트’라는 관점도 주목해야 할 핵심 포인트 중 하나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엘리트’를 ‘사회에서 뛰어난 능력이 있다고 인정한 사람. 또는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 정의한다.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한 우익 언론은 칼럼을 통해 ‘엘리트 리더’의 등장을 콕 집어 찬양했다. “윤석열의 등장이 갖는 또 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 이모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됐다.서울중앙지법 이정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마약류관리법상 대마 혐의를 받는 이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부장판사는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구속 사유를 밝혔다. 이씨에게 마약을 판매한 혐의를 받는 정모씨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영장을 발부했다.이씨는 지난해 10월 아내 등 2명과 렌터카를 타고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서울 서초구 주택가 화단에 묻힌 액상 대마를 찾으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검거됐다. 서초경찰서는 이씨의 모발에서 대마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감정 결과를 전달받고 지난 18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이씨는 과거에도 대마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으나 불기소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은 이씨의 아내에게서도 대마 양성 반응이 나타났으나 혐의가 미약하다고 판단해 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