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위고의 소설 <파리의 노트르담>에서 콰지모도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높은 종탑에 갇혀 세상과 격리된 채 살아간다. 장애인으로서 그에게 허락된 삶은 어둡고 좁은 종탑뿐이었다.성금요일이었던 지난 18일, 발달장애인을 포함한 장애인 인권 활동가들이 서울 혜화동성당의 종탑에 올라 무기한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농성 사흘째인 4월20일은 부활절이자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이었다. 십자가 위 예수의 고난을 기억하는 날에, 왜 장애인들은 난간·지붕·화장실도 없는 종탑 위에서 하루 종일 내리던 비를 맞아야 했을까.이 사태의 발단은 몇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총무이자 장애인 거주 시설 원장인 이기수 신부는 2023년 탈시설 반대 토론회에서 1급 지적장애인은 앵무새, 3급은 코끼리와 같다면서 지능이 낮으면 자립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2017년 장애등급제가 폐지되면서 장애를 더는 급수로 나누지 않고 있는데 말이다. 자립해서 잘 살고 있...
조희대 대법원장 ‘원칙’ 반영일각 “빠르든 느리든 정치적”이, 결론 무관 대선 완주 가능파기환송 땐 위험 부담 여전대법원이 29일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상고심 선고일을 오는 5월1일로 지정한 것은 6·3 대선에 앞서 이 후보 사건을 정리하겠다는 의도를 보인 것이다. 사건 접수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전원합의체(전합) 회부, 두 차례 심리, 선고일 지정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5월10~11일 대선 후보 등록일 전에 사건을 털게 된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팔을 걷어붙이고 속도를 높였기에 가능했다. 대법원이 이날 이 후보 사건 상고심 선고일을 지정하자 법조계 안팎에선 ‘예상을 뛰어넘은 결정’이란 평이 나왔다. 통상적인 사건 처리 과정에 비해 너무도 빨랐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지난 22일 이 후보 사건을 전합에 회부하고 당일 곧바로 심리했다. 이틀 뒤인 24일에도 두 번째 심리를 열었다. 보통 전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