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이 1분기에만 5조원 가까이 벌어들이면서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금융지주 핵심 자회사인 은행들의 이자수익이 탄탄했던 덕분이다. 관세전쟁과 내수 부진으로 기업과 가계가 벼랑 끝으로 몰리는 상황에서 은행들은 손쉬운 ‘이자 장사’로 떼돈을 번 것이다.2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의 1분기 순이익이 4조928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4조2215억원)보다 7074억원(16.8%) 불어났다. 우리금융을 제외한 KB·신한·하나금융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의 순이익을 냈다. 특히 KB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1조697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2.9% 급증했다. IBK기업은행도 올해 1분기 8142억원의 순이익을 내 분기 실적 기준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은행들의 이런 역대급 호실적에는 홍콩 ELS 손실 배상 비용이 사라진 영향이 컸다고 한다. 하지만 ‘땅 짚고 헤엄치기식’ 이자 장사와 감독기관의 어설픈 관치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했...
이현경은 1996년 서울도시철도공사(현 서울교통공사)에 공채로 들어갔다. 당시 관리자한테 수시로 들은 말은 “여자들이 이 직장 아니면 나가서 마트 캐셔밖에 더 하겠냐?” 등이다. 이현경은 “당시 여성 노동자를 폄하하고, 편 가르는 차별적 발언임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말한다.이현경은 역무원이다. 여자로만 대상화되는 일은 늘 겪는다. 30년 전과 다르지 않다. 이현경과 동료 여성 노동자들은 지금도 아가씨, 아줌마라는 말로 종종 불린다. 한 동료는 “너 말고 남직원(을 불러달라)”이라는 요구를 받기도 했다. 반말로 고성을 지르다 남성 노동자가 나타나면 공손해지는 취객도 여럿이다.이현경은 노동운동을 하겠다는 목적으로 입사했다. 한동안 이 ‘남초 사업장’의 유일한 여성 활동가였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동원”해 가사노동, 양육과 활동을 병행했다. 그는 “여성성이 드러나는 역할 수행을 이유로 활동을 정리하는 것은 ‘여자는 어쩔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