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다. 국내 작가들이 해외 유수 문학상에서 후보에 오르고 수상까지 한다. ‘텍스트힙’ 열풍은 책에 관심 없던 이들에게도 무언가를 읽는 행위가 멋진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과실은 모두에게 돌아가진 않는다. 작은 출판사들은 여전히 어렵다. 그럼에도 그들은 책을 만든다. 누군가 주목하지 않아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문학의 한 터전을 일궈내는 이들을 만나 왜 문학을 하는지 듣는다.서울 마포구 서교동 출판 골목의 한 건물에 배우 박정민이 차린 출판사 ‘무제’의 사무실이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벽 한 편에 붙은 여러 포스터들이 눈에 띈다. 영화 <캐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등이다. 사무실 한 쪽 면을 가득 채 책장 한쪽에는 DVD를 포함해서 만화책 <20세기 소년>, <몬스터>, <도쿄 구울> 시리즈가 가지런히 꼽혀있다. 오른쪽 책장 가장 위쪽엔 ‘대표 박정민’이라 적힌 작은 명패가 놓였다. “올해는 영...
아이를 키우는 아빠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추세다. 한국 통계만 봐도 뚜렷하다. 한국에서 2023년 육아를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남성은 1만6000명으로 1만2000명이었던 2022년보다 37.4% 증가했다. 아이 키우는 아빠에 대한 이미지도 한 세대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개선됐다. 육아하는 아빠는 ‘무능하거나 여자 같은 남자’가 아니라 ‘가정적이고 다정한’ 사람이다.그러나 여전히 아이 돌봄은 여성에게는 ‘의무’이지만 남성에게는 ‘선택’이다. ‘모성 본능’은 당연시하지만 ‘부성 본능’을 강조하는 사람은 드물다. ‘모성 없는 엄마’와 ‘부성 없는 아빠’ 중 사회적 비난이 집중되는 것은 여성이다.미국의 저명한 진화인류학자인 세라 블래퍼 허디는 <아버지의 시간>에서 ‘아이 키우는 아빠’들이 증가하는 현상을 단순히 사회적 분위기의 변화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그는 “자녀를 돌보는 일에 발 벗고 나서는 이 남다른 새로운 아버지들은 ‘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