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내게 큰 영향을 준 한 록밴드는 ‘지금 시대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질문하며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곡을 쓴다고 했다. 이 지면에 글을 쓰는 나도 그런 고민을 한다. 지면이라는 공적인 발언권의 무게를 알기 때문이다. 지난 4개월간 광장에서 자유발언을 한 시민들도 그러했다.주어진 시간은 3분, 그 짧은 시간 안에 청중을 사로잡는 이야기로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발언자 다수는 공적인 자리에서 익명의 청중을 향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는 경험이 처음이었을 것이다. 특히 사회적으로 취약한 위치에 놓인 발언자가 많았다. 그들의 사연에 사회가 귀를 기울여주는 일 자체가 드물다. 그렇기에 자유발언은 더더욱 소중한 기회였을 것이고, 그만큼 시민들은 문장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이며 발언을 준비했다. 평범한 시민들의 발언이 감동적이고 무엇보다 재밌었던 것은 그러한 노력의 결과였다. 청중도 떨리는 목소리에 담긴 절실함을 즉각 알아차리고 진지하게 들었다. 그렇게 시민들은 타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