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 하고 지진 경보가 울리는 근미래의 일본엔 대지진의 우려를 틈타 극우 정권이 득세한다. 총리 키토는 “불법입국한 외국인과 반일 세력에 의한 흉악범죄가 대지진때마다 증가한다”고 주장하며 유사시 ‘안전’을 위한 내각 권한을 강화하는 헌법 개정을 추진한다.소라 네오 감독(空音央·34)이 개봉을 앞둔 영화 <해피엔드>에서 상상한 미래 일본의 모습이다.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소라 감독은 “지금은 법으로 금지된 ‘헤이트 스피치(공개적 차별·혐오 표현)’와 혐오 시위가 한창일 때 작품을 구상했다”며 “역사를 제대로 반성하지 않는다면, 미래에도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이러한 사회를 그려냈다고 말했다.망가진 사회는 영화 속 소꿉친구 코우(히다카 유키토)와 유타(쿠리하라 하야토)의 오랜 우정에 균열을 낸다. 고등학교 음악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두 친구는 모범생보다는 문제아에 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