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1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통령 연임제 개헌 공약에 대해 “장기 집권 플랜”이라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예를 들어 6·3 대선에서 이 후보가 당선돼 21대 대통령에 취임한다면, 22대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내세우고 이 후보가 23·24대 대통령을 다시 노리는 것이라는 게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최대 8년까지 집권할 수 있게 하는 4년 중임제를 공약했는데, 개헌 시 재임한 대통령에게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김 후보는 한 번의 집권으로 마치게 된다.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이 후보의 개헌 공약에 대해 “내용을 들여다보면 권력을 나누겠다는 것이 아니라 권력의 축을 다시 짜고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한 것”이라고 말했다.김 비대위원장은 “이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도 개헌을 말하며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임기 단축을 함께 주장했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연임제를 꺼냈다”며 “매번 선거...
밤새 비가 요란하게 내렸다. 마당에 심은 상추, 오이, 가지가 걱정돼 눈을 뜨자마자 밖으로 나갔다. 짙은 풀 냄새가 달려들었다. 지난밤에 쏟아진 게 비가 아니라 초록이었을까. 텃밭의 풀도 나무도 색이 깊어졌다. 초록은 밝기가 아니라 깊이로 말해야 하는 색이다. 광합성의 농도가 아니라 잎의 생애가 반영된 색.빗물에 떠내려온 것들을 치우러 대문 밖으로 나갔다가 이웃집 할머니 밭으로 들어가는 동네 아주머니와 마주쳤다. 얼마 전까지 할머니 손에 들려 있던 호미를 들고 계셨다. 아주머니는 아흔 노인이 평생 손에 쥐고 있던 호미를 내려놓는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잘 아는 듯하다. 할머니 텃밭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자기 밭처럼 돌본다. 한마을에서 같은 계절과 풍경을 오래 나눈 사이란 그런 것일까. 자주 이사를 했던 내게 ‘이웃’이라는 말은 여전히 속뜻을 알 수 없는 단어다.대문 앞을 쓸다가 무심코 아주머니의 호미질을 넋 놓고 바라봤다. 보통 솜씨가 아니다. 밭에서는 별별 것이 기운...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종북 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하기 위해서 선포한” 비상계엄이 선거의 발단이다. 이를 야당과 국민 계몽용이라 했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윤석열이 계몽한 것들이 있다. 민주주의의 역사를 시민들이 써 내려온 나라에서 이토록 어이없는 대통령이 다신 나와선 안 된다는 마음으로, 윤이 남긴 계몽의 지점들을 정리해 봤다. ‘계몽 종합정리’를 통해 선거가 왜 치러지는지 되새기고 이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윤석열 아니면 몰랐을 것 1) 대통령 이전, 인간으로서 교양이 매우 중요하단 것을.계엄이라는 어마어마한 일을 해프닝, 계몽령이라고 뻔뻔하게 둘러대는가 하면, 금방 드러날 거짓말을 밥 먹듯 천연덕스럽게 계속하고, 자신과 가족의 안위를 위해 부하나 주변사람들에게 책임 뒤집어씌우기가 다반사다. 헌법의 언어들을 전혀 엉뚱한 맥락 속에 끼워넣어 궤변을 일삼고, 타인의 말은 들을 생각도 하지 않고 이 모든 파국 속에 사과 한마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