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폰테크 20대 대선을 앞두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 언론인들 사건을 맡은 재판부가 검찰에 “공소장 변경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검찰이 공소를 제기한 혐의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아 정리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지난해 관련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도 검찰에 여러 차례 “공소사실이 불명확하다”며 공소장 변경을 요구했다.
20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봉지욱 뉴스타파 기자, 허재현 리포액트 기자, 송평수 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의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는 지난 16일 검찰에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 여부를 검토하라”는 석명준비명령을 내렸다. 석명준비명령은 재판부가 검찰 또는 피고인 측에 재판 과정 중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도록 명령하는 것이다.
봉 기자 등은 2022년 2월 대선 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이 과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2과장 시절 대장동 불법 대출 브로커 의혹을 받은 조우형씨 수사를 무마했다고 보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송 전 대변인은 관련 녹취록을 조작하고, 허 기자는 이를 알고도 ‘윤 전 대통령이 조씨를 알고도 모른다고 거짓말했다’는 취지의 내용을 보도했다고 보고 있다.
석명준비명령서에서 재판부는 검찰에 “현재 공소사실 중 ‘공소장 일본주의 원칙’에 위배되는 부분을 검토하라”고 밝혔다. 공소장에는 피고인의 행적, 정치적 배경 등 범죄와 관련 없는 자료가 담겨서는 안 되는데, 이를 어겼는지 확인하라는 취지다. 앞서 송 전 대변인 측 변호인은 지난 3월 열린 첫 공판에서 “공소장을 보면 구제척 구성 요건인 명예훼손, 허위사실 적시 보도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내용이 수십 페이지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또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이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각각 어떻게 구성되는 것인지 명확히 해달라고 검찰에 주문했다. 검찰은 ‘2011년 대검 중수부에서 조우형에 대해 10억3000만원 알선수재 혐의로 조사했다고 단정적으로 표현’ ‘피의자 신문조서 왜곡 인용’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조우형을 모른다는 취지로 거짓말했다는 허위 내용 보도’ 등 피고인들의 행위를 문제 삼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각 행위 모두가 공소제기 대상 행위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다소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명예훼손 사건을 맡아온 재판부는 꾸준히 검찰의 공소장을 문제 삼아왔다. 지난 2월 재판부 정기 인사 전까지 이 사건과 관련해 가장 먼저 기소된 화천대유 자산관리 대표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 등 재판을 맡았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는 여러 차례 검찰에 공소장 변경을 요구했다. 재판부가 직접 “공소기각 판결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하기까지 했다. 검찰은 재판부 요청에 따라 공소장을 두 차례 변경했고, 분량은 기존 70여쪽에서 37쪽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봉 기자 등에 대한 다음 재판은 다음달 7일 열린다. 이날 같은 재판부는 김씨와 신 전 위원장 등에 대한 재판을 열어 조우형씨 증인신문 내용에 대한 공판갱신 절차를 진행했다.
제주4·3 추모곡인 ‘평화 레퀴엠’이 이탈리아 로마에 울려퍼진다.
제주4·3평화레퀴엠 추진위원회는 오는 24일 로마 산타마리아 델리 안젤리 에 데이 마르티리 대성당에서 한국을 위한 미사 후 평화 레퀴엠 공연이 진행된다고 23일 밝혔다.
공연은 현지 오케스트라 단원, 어린이합창단과 함께 제주에서 건너간 제주 어린이 중창단 13명이 함께 꾸민다. 제주 출신인 부종배 독일 오스나브뤼크 시립오페라극장 성악가와 제주 출신 문효진 작곡가가 각각 연출, 음악감독으로 합류했다. 총지휘는 미카엘 마르투시엘로 로마 복스인아르떼 협회 회장이, 파브리치오 까시 나폴리 산 카를로 극장 지휘자가 지휘를 맡는다.
‘평화 레퀴엠’ 공연은 제주4·3평화레퀴엠추진위원회, 제주도의회,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제주4·3국제평화네트워크가 함께 준비했다. 로마시, 로마 복스인아르떼문화협회, 사운드오브제주가 주관하며 제주도, 천주교 제주교구가 후원한다.
공연 이튿날인 25일에는 알리에리 박물관에서 4·3의 교훈을 공유하고 국제적 연대방안을 모색하는 ‘제4회 진실과 정의를 위한 국제포럼’이 열린다. 하성용 도의회 4·3특별위원장이 좌장을 맡는다.
추진위는 이번 공연과 포럼이 4·3의 역사적 의미를 국제사회에 알리고, 공유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의회 대표단으로 로마를 공식 방문 중인 이상봉 도의장은 “제주4·3 평화 레퀴엠은 4·3의 아픔과 화해, 평화 메시지를 예술로 승화한 공연으로 국제사회 공감대를 넓히는 문화외교의 장이 될 것”이라면서 “제주4·3의 교훈이 국경을 넘어 전 세계에 울림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