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폰테크 이재명 정부의 한·미 고위급 관세 협상이 첫발을 디딘 가운데 그간 한·미 협상장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의 ‘등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러트닉 장관의 참여는 한국 측 요청에 따른 것으로, 미·일 협상에서 러트닉 장관이 자동차·철강 품목관세 ‘키맨’으로 떠오른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전문가들 역시 “강경파인 러트닉 장관을 설득할 전략을 마련해야 품목관세 면제·인하 돌파구가 보일 것”이라고 조언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현지시간)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러트닉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 첫 협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산업부에 따르면 여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상호관세 및 자동차·철강 등 품목관세 면제의 중요성을 상기하면서 민주적 정당성을 지닌 새 정부 출범으로 본격적인 협상 진전의 계기가 마련된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협상이 다양한 제조업 분야의 한·미 협력 관계를 도출하기 위한 ‘호혜적 협의’가 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눈에 띄는 점은 러트닉 장관과의 만남이다. 앞서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별 상호관세를 발표(한국 25%)했다가 90일 유예한 이후 한·미는 재무·통상장관 ‘2+2 협의’를 시작으로 협상을 본격화한 바 있다. 당시 2+2 협의 ‘카운터 파트’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그리어 대표였다. 러트닉 장관은 한·미 협상 테이블엔 내내 나서지 않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러트닉 장관의 이번 협의 참여에 관한 질문에 “한국에서 먼저 요청한 것”이라며 “그간 러트닉 장관과는 고위급 회담을 별로 가지지 못한 점과 통상교섭본부장이 대외적으로 통상장관 직함을 가진 점 등을 두루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러트닉 장관은 최근 미·일 협상에서 자동차·철강 품목관세의 ‘키맨’임이 드러난 바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자동차·철강 품목관세 면제를 주요 목표로 삼은 일본은 최근 스콧 베선트 장관과 자동차 관세(25%)를 10% 인하하는 방안에 의견 접근을 이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협상팀 고위 관계자는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미국 입장이 갑자기 뒤집어졌다”고 전했는데, 배경엔 러트닉 장관이 있었다. 러트닉 장관이 품목관세 인하안에 끝내 반대한 것이다. ‘지일파’ 베선트 장관 설득에만 공을 들인 일본의 ‘판단 착오’였다.
각국과 관세 협상을 벌이고 있는 베선트·러트닉·그리어 간 ‘불협화음’이 되레 미국의 협상력을 키우는 역설적인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세 사람은 일본과 회담을 하다가 중단하고 서로 토론을 벌일 정도로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협상 상대국은 세 사람을 모두 설득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셈인데, 러트닉 장관이 특히 ‘품목관세 강경파’로 꼽힌다. 일본은 결국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반도체 수입 대폭 확대와 희토류 관련 기술 제공 등 다양한 카드를 내밀었음에도 품목관세의 ‘벽’을 뚫지 못했다.
김흥종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소장(고려대 특임교수)는 “강경파인 러트닉 장관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해서 공략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가 미국 완성차 업계에 중간재 수출을 많이 하고 있는 만큼, 미국 내 완성차 업계가 러트닉 장관에게 ‘한국산 중간재에 관세 인하가 필요하다’고 말하게 만드는 등의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가능하다면 러트닉의 개인적 관심사까지 파악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한·미는 이날 고위급 협의에 이어 24~26일 제3차 기술협의도 진행한다. 이번 기술협의에는 여 본부장 취임 직후 범부처가 참여하는 규모로 확대 개편한 ‘대미 협상TF’ 등이 참여하게 된다. 앞서 1~2차 협의에서 미국은 고정밀 지도 반출, 미국산 쇠고기 월령 제한 해제, 유전자변형생물체(LMO) 수입 절차 완화 등 구체적 요구 사항을 제시한 상황이다. 양측이 구체적 쟁점을 놓고 서로 수용 가능한 대안을 협의하게 된다.
여 본부장은 “한·미 양국은 산업 공급망이 긴밀하게 연계되어 상호 협력을 필요로 하는 바, 이번 협상을 통해 양국 간 제조업 파트너십의 새로운 틀을 짜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향후 속도감 있게 미국 측과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멸종 위기였던 금개구리가 돌아왔다.
국립생태원은 충남 서천 습지에 살던 금개구리를 원래 살던 장소에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생태원은 6년 전 부지 내부 수생식물원에 준성체 금개구리 600마리를 방사하고 지속해서 관리한 결과, 최근 920여 마리가 안정적으로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
생태원 수생식물원 일대는 2013년 국립생태원이 들어서기 전 논으로 쓰였던 습지 지역으로, 금개구리가 발견됐던 곳이다. 이번 복원 사업은 금개구리를 과거 서식지에 개체를 재도입해 정착시키는 데 성공한 사례다.
주로 지대가 낮은 습지에 서식하는 금개구리는 눈 뒤에서부터 등 면 양쪽에 금색 선 두 줄이 뚜렷하게 있다. 몸길이는 3.5~6㎝ 정도다. 주로 국내에 서식해 영문 이름은 ‘Seoul pond frog’다.
금개구리는 평생 행동반경이 38m 정도에 머물러 서식지 훼손에 취약하다. 금개구리가 머물던 공간이 훼손되면 산란, 서식, 동면지가 한꺼번에 사라진다. 금개구리는 인천·경기 고양·충남 태안·논산·당진·전북 부안 등 서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 분포했으나 개발과 농지 감소, 농약·비료 사용, 수질 오염 등으로 자취를 감췄다. 1988년 국내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됐다.
국립생태원은 “금개구리 서식지는 개발 압력이 높은 지역에 있는 경우가 많아 서식 면적이 계속 축소되고 있다”며 “개발 계획을 수립할 때 서식지에 영향을 최소화하고 금개구리를 보전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