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당일 ‘이란 앞바다’ 호르무즈 해협, 결국 봉쇄?···유조선 주요 길목, 원유값 급등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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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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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6-2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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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크 당일 이란이 미국의 핵시설 공습에 대응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전 세계 원유의 20~30%가 유통되는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세계 원유 시장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2일(현지시간) 이란 의회(마즐리스)는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폭격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의결했다.
에스마일 쿠사리 이란 국가안보위원장은 이같이 전하며 “(해협 봉쇄에 관한) 최종 결정권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에 있다”고 밝혔다. SNSC은 마수드 페제시안 이란 대통령과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측근인 국방장관과 외교장관 등 12명 내외로 구성되어있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오가는 유조선 가까이 접근하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날 미국의 공습 이후 일부 대형 유조선들은 호르무즈 해협으로 향하는 길에서 급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 북쪽에서 진입할 예정인 한 유럽 유조선 회사의 임원인 미하이 바르부는 “그들(IRGC)은 사방에 있다”며 “폭탄이나 수류탄으로 선박을 공격하거나 해안 기지에서 공격할 수 있다. 두렵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지난 19일 호르무즈 해협 부근에서 유조선 충돌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는데, 이는 선박의 위성항법장치(GPS) 교란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는 선박의 GPS가 전파 방해를 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기뢰를 수로에 설치하거나 미사일로 개별 유조선과 항구를 공격해 해협을 봉쇄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2019년 IRGC 소속 특수부대는 영국이 이란 국적 유조선을 영국령 지브롤터 인근에서 나포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영국 국적 유조선 스테나 임페로 호를 2개월 간 억류한 바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 해역의 입구로 이란, 오만, 아랍에미리트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가장 좁은 곳의 폭이 33km, 해상 교통로의 폭은 3km 가량으로 대형 선박 대부분은 이란 영해를 지나야 해 사실상 이란이 이곳을 통제한다.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5%, LNG 수송의 20%가 이곳을 지나 전 세계로 수출된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원유 운송에 차질이 생기면 전 세계 원유 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의 약 84%는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판매돼 한국도 영향을 피해 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1980년대 이라크와의 전쟁, 2011년 서방의 대이란 제재 등 위기 국면마다 봉쇄 위협을 가했으나 실제 봉쇄를 한 적은 없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를 수출하고 있는 이란 역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NBC 방송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관해 “그것은 이란인들 입장에서 자살 행위”라며 “이란의 전체 경제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돌아가고 있어서 (해협 봉쇄는) 전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단행하더라도 인근에 주둔한 미군이 빠르게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바레인에는 이곳의 상업 선박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은 미군 제5함대가 주둔하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의 분쟁으로 인근에 미군이 추가 배치돼 대응에 더 신속하게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의 난임 클리닉 차량 폭발 테러를 공모한 한국계 남성이 구치소에서 사망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는 “대니얼 종연 박이 이날 오전 7시경 로스앤젤레스(LA) 메트로폴리탄 구치소(MDC)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구치소 직원들이 응급처치를 하며 박씨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병원에서 사망 선고를 받았다고 당국은 전했다.
박씨는 지난달 17일 팜스프링스의 한 난임 클리닉 차량 폭발 테러의 범인인 에드워드 바트커스에게 폭탄 원료인 질산암모늄 270파운드(약 122㎏) 등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폭발로 바트커스 본인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범행 이후 비행기를 타고 유럽으로 달아났던 박씨는 약 2주만에 폴란드에서 붙잡혀 지난 3일 미국 뉴욕으로 송환됐다. 박씨는 지난 13일부터 구치소에 수용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던 상태였다.
당시 검찰은 박씨와 바트커스가 허무주의적 신념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극단적 성향의 ‘반출생주의’ 온라인 모임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이 바트커스의 집에서 함께 지내며 폭발물을 만든 점도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반출생주의는 인간의 삶은 필연적으로 고통을 수반한다는 이유로 인간의 출산을 비윤리적 행위로 간주하는 허무주의적 관점이다.
워싱턴주 켄트 출신으로 알려진 박씨는 한국의 고유한 성씨인 박씨를 쓰는 데다 ‘종연’이라는 한국식 이름을 쓰는 점으로 미뤄 한국계 미국인으로 추정됐다.
폭발로 피해를 본 건물 중 하나인 벨벳 로프 호텔의 소유주 데이비드 리오스는 이날 NBC팜스프링스에 “(박씨의 사망은) 피해자들에게 정의와 이해에 대한 기회를 박탈한다”고 말했다. 그는 “답변도 없고, 징역형도 없고, 정의도 없다. 그게 가장 불안한 부분이다”고 덧붙였다.
미국 CBS방송 등에 따르면 박씨의 사망 원인은 아직 조사하고 있으며 추가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법무부는 “이날 직원이나 다른 수용자가 다친 사례는 없으며, 대중을 위험에 처하게 할 일도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