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대학생 지난 대선 당시 댓글 공작팀인 ‘자유손가락군대’를 운영한 의혹을 받는 리박스쿨의 유관단체 육사총구국동지회(육총)의 한 관계자가 2020년 총선 전 육사 전역자 등을 대상으로 육총이 뉴스 댓글 달기 등 교육을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10명 미만 수준으로 네이버 콘텐츠에서 우파 뉴스에 댓글을 달고 ‘좋아요’를 누르는 실습을 했다”고 했다. 리박스쿨과 같은 사무실을 쓴 육총 내부자가 실제 해당 교육이 있었다고 증언한 건 처음이다.
2020년 육총 간부로 활동했다고 밝힌 A씨는 지난 19일 “구멍가게 수준으로 요령만 실습했지 적용해서 성과를 낸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이어 “손가락혁명단이라고 제목은 붙였지만 드루킹처럼 몇십명이 달라붙어 댓글 프로그램을 돌린 건 아니었다”며 “드루킹이 써먹은 방법을 이론적으로 한번 실습해본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과거 드루킹 일당은 매크로 프로그램 ‘킹크랩’을 동원, 대량 댓글 작업을 해 업무방해죄 등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육총이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활용했다면 같은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손가락혁명단 교육을 담당한 조형곤 전 EBS 이사도 2021년 리박스쿨에서 ‘드루킹 댓글 조작 분석’ 등 교육을 진행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18일 “댓글 조작 교육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A씨는 손가락혁명단을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주도한 것처럼 말했다. 그는 “손 대표의 손가락혁명단이 이뤄낸 성과가 있었는지 한번 물어보라”고 했다. 육총과 리박스쿨이 같은 사무실을 써온 것에 대해선 “두 단체의 정신이 육사가 추구하는 국가관과 부합해 2020년부터 같은 사무실을 써왔다”고 했다.
손 대표 측 김소연 변호사는 ‘뉴스타파 여론조작 공동대책위원회’ 명의의 입장문에서 킹크랩 사례를 들어 “핵심은 기계적 조작”이라며 리박스쿨의 형사 책임은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지난 6·3 대선 때 ‘자손군(자유손가락군대) 댓글 공작’ 의혹을 받는 리박스쿨 관련 단체 ‘중앙고 애국동지회’가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서울서부지법 폭력·난동사태 가담자 약 50명에게 영치금을 후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단체 측은 후원금 외에도 이승만 전 대통령이 쓴 책 <독립정신>도 보냈다.
23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중앙고 애국동지회는 지난 1월 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로 구치소에 수감 중인 약 50명에게 후원금을 보냈다. 중앙고 애국동지회 사무총장 A씨는 통화에서 “음료숫값 할 정도의 금액이지만 최근까지도 영치금 명목으로 후원을 이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후원을 받은 재소자 중 일부는 리박스쿨 사무실로 감사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A씨는 “서부지법 앞에서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에 반대하는 집회를 할 때 우리(중앙고 애국동지회) 회원들도 많이 동참했다”며 “젊은 사람들이 안에 갇혀서 얼마나 고통스럽겠냐. 내가 듣기로는 그냥 거기(서부지법)에 진입하기만 했지 특별히 위해를 가한 것도 아니고 화장실 가려고 들어간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중앙고 애국동지회와 함께 재소자들에게 후원하고 있는 단체가 다수라고도 전했다.
중앙고 애국동지회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결성된 극우단체다. 회장 노모씨는 리박스쿨에서 진행한 역사교육, 체험활동 등에 동참해왔다. 노씨는 고영주 자유민주당 대표(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가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위헌정당해산국민운동본부’에서 공동대표직을 맡고 있다. 중앙고 애국동지회는 지난해 11월 <애국시민단체 ‘오.이.박.사’ (오직!이승만·박정희·박근혜 대통령님만을 사랑하며 애국하는 단체) 제200회 집회 기념 세미나>에 협력 단체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중앙고 애국동지회는 서울 종로구 소재의 리박스쿨 사무실을 주소지로 두고 있다. A씨는 “우리가 (리박스쿨) 손효숙 대표와 동지 관계에 있고 오랜 친분이 있기 때문에 명함 새기는 데 주소를 활용한 것”이라며 “실제로 사무실을 쓴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리박스쿨 행사에 금전적 후원을 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조금씩 협찬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