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폰테크 12·3 불법계엄 관련 내란·외환 수사를 맡은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내란 특검 1호’로 기소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재구속 여부가 23일 결정된다. 특검팀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 군인들의 혐의도 포착해 추가 기소를 검토 중이다.
특검팀은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재판장 한성진)가 23일 진행할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 심문기일에 김형수 특검보가 출석한다고 알렸다. 조 특검은 지난 19일 김 전 장관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추가 기소하고, 법원에 기존 사건과의 병합, 보석 결정 취소, 추가 구속영장 발부 등을 촉구했다.
특검팀은 군사법원이 재판을 진행 중인 여 전 사령관 등에 대해서도 “신속한 처분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 확인돼 군검찰에 자료를 송부하고 공소 제기 등 처분에 대해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여 전 사령관 등이 구속기간 만료로 조만간 풀려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김 전 장관처럼 추가 기소를 통해 신병을 계속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장관은 특검의 추가 기소에 반발하고 있다. 특검법 10조는 ‘특검은 임명일로부터 20일 동안 수사에 필요한 시설의 확보, 특검보의 임명 요청 등 직무 수행에 필요한 준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김 전 장관은 조 특검이 ‘준비기간’에 기소했기 때문에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특검팀은 지난 18일 수사를 개시한 이후 기소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 전 장관은 구속영장 심문기일 변경 신청서를 재판부에 내고, 추가 기소가 불법이라며 효력을 멈춰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을 서울고법에 냈으나 모두 기각됐다. 조 특검은 “특검법에 따르면 수사 대상이 된 자가 이의신청을 할 때는 특검을 통하게 돼 있는데, 김 전 장관이 서울고법에 바로 신청했기 때문에 절차에 어긋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내란 특검은 2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8차 공판에도 참여한다. 특검법에 따르면 특검팀은 내란 사건 수사·공소 제기뿐 아니라 이미 재판 중인 사건의 공소 유지도 맡는다. 법정에는 박억수 특검보가 출석한다.
미국이 이란을 공습하자 한국에 있는 이란인들이 22일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해 “전쟁범죄를 멈추라”고 촉구했다.
재한 이란인 50여명은 이날 서울 종로구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성명에서 “핵시설을 표적으로 삼고,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의 생명을 앗아가는 것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유엔과 모든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들이 이스라엘에 전쟁범죄를 책임지도록 하고, 더 이상의 무력 충돌을 막는 것을 도와달라”고 했다.
집회에는 이란 국적자 외에도 한국, 미국 등 다양한 국적의 시민 약 50명이 함께했다. 이들은 “침묵은 살인이다. 이란을 위해 목소리를 내자” “아이들은 표적이 될 수 없다. 전쟁범죄를 멈추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번 미국의 공습에 피해를 입은 이란 이스파한 출신인 알리(50)는 “미국은 국제법을 위반하면서 원자력시설을 공격했다”면서 “지금까지 전쟁으로 400명이 죽고 3000명이 다쳤는데, 미국과 이스라엘은 군사시설이 아니라 집, 병원 같은 곳의 민간인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나왔지만 이란 역시 이스라엘 민간인들을 공격하고 있다.
마리아(27)는 “핵시설을 공격하면 방사능의 영향으로 지금 사는 사람들뿐 아니라 미래세대까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건강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고 했다.
고국의 가족, 친지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소헤일(32)은 “자고 일어났는데 갑자기 확전이 돼 있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느냐”며 “이란 민족과 가족에 대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마리아는 “가족들과 2일 전 갑자기 연락이 안 돼 걱정이 크다”고 했다.
미국 시카고 출신인 덩컨 솔레어는 “‘법에 따른 질서’가 미국과 미국의 위성국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역겨운 일”이라며 “어떤 종류의 확전도 원하지 않고, 특히 이란 시민들에 대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미국인 새프런(33)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이란 여성의 권리’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악용하고 있다”면서 “어떤 폭격도 이란 여성의 해방을 불러올 수 없다”고 했다.
국내 시민사회단체도 연대했다.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은 이날 주한 미국 대사관이 인접한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앞에서 집회를 열고 미국의 이란 공습을 규탄했다. 한국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을 비롯한 약 120명이 참석해 손팻말을 들고 “이란 공격 중단” 등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했다. 이스라엘 하이파 출신의 한 팔레스타인인은 “가자와 서안 지구가 피 흘리는 동안 국제사회는 방관했다”며 “우리는 민족 학살의 중단을 요구한다”고 외쳤다. 이들은 집회 후 인사동과 미국 대사관을 지나 이스라엘 대사관을 향해 행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