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폰테크 2018년 4월, 남북 정상이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함께 걷고 나란히 앉아 나눈 대화는 한반도 평화의 상징이자, 남북 간 신뢰 회복의 가능성을 보여준 역사적 장면이었다. 그러나 이후 평화의 발걸음은 멈췄고, 양측의 물리적·심리적 거리는 더 멀어졌다. 새롭게 출범한 국민주권정부는 도보다리 회담의 상징성을 현실화하는 사업을 추진해 평화와 상생의 한반도라는 실질적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첫 번째 제안은 비무장지대(DMZ) 내 평화 순례길 조성이다. 경기 파주에서 강원 고성까지 이어지는 이 순례길은 분단의 상징인 DMZ를 화해와 평화의 공간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 이 사업은 남북 군사당국 간 실질적 협력을 전제로 한다. DMZ 일원에 일반인 통행을 허용하기 위해서는 병력 후방 배치, 감시초소 축소, 지뢰와 불발탄 제거, 접근 교통수단 확보 등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한 사전 절차를 넘어 남북 간 군사적 신뢰를 구축하고 긴장을 완화하는 데 실질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순례길 조성을 위한 협의 과정 자체가 신뢰 복원의 출발점이며, 공동 설계 및 시공은 남북 협력 역량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더불어 한반도가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진정성을 국제사회에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가 될 것이다.
두 번째 제안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를 파주에서 개성까지 연장하는 사업이다. 현재 GTX 노선은 파주 운정을 종점으로 하지만, 이를 북측 개성까지 확장해 서울역과 강남에서 개성까지 1시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도록 남북이 공동 기획하자는 것이다. GTX 연장은 수도권과 북한 개성을 고속 대중교통으로 연결함으로써 남북 간 물리적 연결을 넘어 경제와 문화의 실질적 접촉면을 확대할 수 있다. 도시철도 연결은 공간 통합의 가장 강력한 수단 중 하나다. GTX를 통한 연결은 인적·물적 교류를 촉진해 경제·문화·관광 분야에서 협력 기반을 넓힐 것이다.
세 번째 제안은 북한 주요 관광지구에 대한 남한 관광객의 접근 허용 및 교통 연결성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북한은 마식령 스키 리조트, 양덕 온천문화 휴양지구,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 등 대규모 관광 인프라를 조성해 관광산업을 통한 지역 개발과 중산층 복지 증진을 도모하고 있다. 마식령 스키장은 평창 동계 올림픽을 앞둔 2018년 1월, 남북 스키선수들이 공동 훈련 장소로 활용한 이력이 있다. 양덕 온천지구는 실내외 온천시설, 치료센터, 승마공원을 갖춘 복합 휴양지로 2019년 12월 개장 이후 다수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는 약 5㎞ 해변을 따라 150여개의 호텔과 다양한 관광시설을 갖춘 대규모 복합리조트로 곧 개장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관광지구에 남한 관광객 접근을 허용하는 것은 단순한 관광 교류를 넘어 경제 협력과 신뢰 구축의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다.
DMZ 평화 순례길, 수도권~개성 간 GTX 연장, 북한 관광지구에 대한 남한 관광객 접근 허용은 단지 여러 사업을 나열한 것이 아니다. 이 세 가지 제안은 분단을 넘어 협력으로 나아가는 구체적 경로이며 감성과 이성, 상징과 실용, 문화와 경제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평화체제 구축의 견고한 기틀이 될 수 있다. 특히 DMZ를 대립과 단절의 공간에서 평화와 희망의 상징으로 전환하는 일은 현시점에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평화의 실천이다.
이제 평화는 레토릭에서 벗어나 인프라가 되어야 한다. 도보다리에서의 짧은 산책이 진정한 평화의 여정으로 이어지려면 걷고(순례길), 달리고(GTX), 머무는(관광) 인프라를 갖추어야 한다. 국민주권의 새 정부는 이 역사적 과업을 구호가 아닌 실리적인 사업으로 구현해 평화가 일상인 한반도를 향해 과감히 첫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평화는 준비된 자의 것이며, 우리는 당연히 그렇게 할 수 있다.
12·3 불법계엄 주동자로 구속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재판부의 보석 결정에 불복해 제기한 항고가 기각됐다. 법원은 “구속기간 만료를 앞두고 재판부가 보석 조건을 걸어 석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김 전 장관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전 장관이 내란 특별검사의 추가 기소한 사건을 맡은 재판부에 대해 낸 ‘재판부 기피신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전 장관은 내란 특별검사에 의해 위계공무집행방해,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추가 기소된 상태여서 법원이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구속기간이 6개월 더 연장된다.
서울고법 형사20부(재판장 홍동기)는 김 전 장관 측이 제기한 보석 허가 결정에 대한 항고를 24일 기각했다. 앞서 김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을 심리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지난 16일 김 전 장관을 직권으로 보석 결정을 내렸다. 보석은 보증금 등 일정한 조건을 전제로 구속 피고인을 석방하는 제도다. 김 전 장관의 보석 조건은 보석 보증금 1억원, 주거 제한 등과 함께 사건 관련자들과 연락하지 않는 것이었다.
김 전 장관 측은 “석방 결정이 아니라 사실상 구속상태를 불법으로 연장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면서 항고했다. 구속기간 만기로 석방될 경우 별다른 조건이 붙지 않는데, 보석 석방되면 활동에 제약이 생긴다는 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고법은 김 전 장관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로써 김 전 장관에 대한 조건부 보석 석방 결정 효력은 일단 유지되게 됐다. 김 전 장관 측이 재차 불복해 재항고하면 대법원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 김 전 장관의 구속기간 만료일인 오는 26일까지 대법원 결정이 나오지 않으면 김 전 장관은 보석 조건 없이 석방된다.
김 전 장관은 지난 18일 내란 특별검사에 의해 위계공무집행방해,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추가 기소한 사건을 맡은 재판부에 대해 기피신청을 냈으나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사건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재판장 한성진)는 이날 김 전 장관 측의 재판부 기피신청을 기각했다. 현행법상 재판 지연 의도가 명백한 기피신청은 해당 재판부가 바로 기각할 수 있다.
전남도는 ‘2025 파리 코리아 엑스포’에 참가해 315만 달러 수출협약, 1351만 달러 수출 상담을 하는 등 전남 중소 소비재 기업의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실질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23일 밝혔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박람회에는 전남 10개 사를 포함해 전국 144개 유망 소비재 기업이 참가했다. 유럽 168개 사 바이어가 현장을 방문해 활발한 교류가 이뤄졌다.
전남 참가기업은 총 146건의 수출 상담을 진행했다. 이 가운데 약 315만 6000달러 규모의 수출협약을 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들 기업은 김, 떡, 한복, 화장품 등 유럽 소비자 트렌드에 부합하는 다양한 제품을 전시해 현지 바이어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총 1351만 달러에 달하는 수출 상담 실적도 올리며 유럽 시장 확대 가능성을 확인했다.
전남도는 지역 중소 소비재 기업의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실질적 기반이 마련된 것으로 평가한다.
신현곤 전남도 국제협력관은 “파리 코리아 엑스포는 전남의 유망 소비재 기업이 케이-라이프스타일의 매력을 유럽 현지에 직접 알리고, 실질적인 수출 성과로 이어진 뜻깊은 자리였다”며 “유럽 시장을 포함한 해외판로 개척을 지속해서 확대해 지역 수출 저변을 넓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