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하는법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료를 안 내면 문제에 대한 의혹에 동의하는 것 아니냐는 말씀에 대해서는 그 문제는 제 의지와는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료 제출 요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야당 간사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배 의원은 김 후보자가 인청특위 야당 위원들의 자료 제출 요구에 대부분 응하지 않았고 참고인·증인 채택이 한 명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타조가 물에 머리를 묻는다고 큰 몸통이 안 보이나”라며 “저는 6년 전에 있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청문회의 재방송을 보고 있는 것 같다. 당시 청문회에서는 증인이 딱 1명 출석했고 자료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이종배 인청특위 위원장에게 “김 후보자가 청문회에 필요한 개인 정보 동의서를 오전 중에 사인하도록 다짐을 받아달라. 특단의 조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같은 당 주진우 의원도 김 후보자 아들 미국 유학비 송금 내역 자료가 제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후보자가) 신용불량에 빚 밖에 없는 상태에서 거의 2억원의 자금이 드는 유학과 국제고를 보냈다”며 “코넬대 유학자금 관련 자료 요구를 했더니 장남에게 송금된 신고내역이 없다고 (답변이) 왔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장남에게 신고된 신고 내역이 없다고 하는데 그러면 장남은 어디서부터 돈을 받아서 코넬대 학비를 지급한 것인가”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규정에 따라 자료 제출을 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과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나 황교안 총리 후보자 등께서 과도한 사생활 침해에 해당하는 경우, 타인 자료, 자료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 대해서는 자료를 제출하거나 또는 동의하지 않았던 것과 완전하게 동일한 규정과 원칙에 따라서 자료를 제출하고 그렇지 못한 부분은 제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인청특위 여당 간사인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야당을 향해 “증인, 참고인은 이 청문회를 원만하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이지 필요충분 조건이 아니다”라며 “명예를 훼손한다거나 마치 범죄자 취급하는 것은 지양해달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김 후보자 재산 누락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국민의힘이 고발해 사건이 배당된 것”이라며 “마치 그것이 피의자인양 수사가 착수한 것인양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현일 민주당 의원도 “자료 요구에도 한계가 있고 선이 있다”며 “김 후보자 자녀의 성적표, 학생기록부, 전 배우자의 출입국 기록, 외국환신고필증 왜 이런 게 필요하나”라고 말했다. 채 의원은 “후보자 본인에게 자료 요구를 해놓고 제출하지 않는다고 몰아세우고 법적 조치를 운운한다는 게 겁박하고 이게 정상적이 청문회인가”라며 “망신주기, 흠집내기”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22일 오찬 회동 메뉴는 통합을 뜻하는 오색국수였다. 이 대통령은 야당 지도부에 “최대한 자주 보자”고 말하며 협치 의지를 보였다. 야당 지도부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바란다”고 화답하면서도 현안에 대한 쓴소리도 했다. 전반적인 회동 분위기는 대체로 화기애애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진행된 회동 종료 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오늘 회동은 낮 12시부터 오후 1시45분까지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밝혔다. 회동은 원형 테이블에서 이 대통령 오른쪽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왼쪽에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앉은 채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송 원내대표가 “(대통령 취임을) 축하한다”고 하자 “제가 (송 원내대표 당선을) 축하드린다. 선거는 언제나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에게는 “퇴임이 예정돼 있는 거냐”며 “고생 많으셨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서둘러 뵙자고 부탁을 드렸다”고 모두발언을 시작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소회와 추가경정예산 등을 언급했다.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 등 국회 사안에 대해선 “야당 지도부의 입장을 경청하며 이는 국회에서 여야 간 잘 협상할 문제”라고 말했다고 우 수석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송 원내대표를 경제정책 전문가로 치켜세우며 경제 분야 질문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 대통령을 향해 “초청에 감사하다”면서도 현안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의 모두발언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김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가 올바른 정책을 추진하고 국민을 통합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국민의힘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겠다”며 준비된 원고대로 7가지 제언을 했다. 송 원내대표는 김민석 총리 후보자의 인사검증 문제와 원구성 협상 등을 지적하며 “오늘 비대위원장과 제가 대통령께 드린 말씀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니라 정말 성공한 정부,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기 위한 고언이라고 생각해주시기를 바란다. 좋은 약은 입에 쓴 법”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거나 메모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찬 메뉴는 국수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찬 메뉴로 굉장히 다양한 색깔의 국수가 나왔다”며 “예상치 못한 것이어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가 웃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여러 색깔의 국수에) 통합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해석한다”고 말했다. 그는 “회동 형식이 오찬이어서 격렬한 토론이라기보단 대화 형식으로 진행됐다”며 “이 대통령은 (다음번) 만날 날짜를 특정하지는 않았고 최대한 자주 보자고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