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고속철도 ‘HS2’ 사업이 장기 지연과 예산 초과로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멸종위기 박쥐 보호를 위한 ‘박쥐 터널’에만 1억2500만파운드(약 2328억원)가 투입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26일(현지시간)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영국 철도 당국은 희귀종인 벡스타인박쥐를 보호하기 위해 HS2 노선 구간에 900m 길이의 전용 터널을 건설 중이다. 해당 터널은 2019년 보수당 정부 시절 책정된 예산상 9500만파운드 규모였으나 2023년 기준으로는 30% 이상 증가한 1억1480만파운드로 추산됐다. 경제 전문가들과 토목공학계는 현 시세 기준으로는 1억2500만파운드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스티브 리드 영국 환경장관은 폴리티코에 “박쥐 터널에 막대한 돈을 쓰는 건 터무니없다”며 “지나친 규제가 주택과 인프라 개발을 늦추고 있으며, 자연 보호에도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규제 완화와 ‘자연복원기금(Nat...
“오늘은 초록이에요.”서울 연희동 골목에서 만난 조아영씨(23)는 휴대폰을 들고 신선한 잎사귀가 무성한 나무, 초록색 간판, 초록색 점퍼를 입은 행인을 차례로 화면에 담고 있었다. 흔한 브이로그처럼 보이지만 그가 촬영하는 이미지와 영상에는 단 하나의 규칙이 있다. 오직 ‘초록색’만 기록하는 것.최근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쇼트폼 플랫폼을 중심으로 ‘컬러 워크(Color Walk)’ 콘텐츠가 유행하고 있다. 이는 특정 색 하나를 정한 뒤 그 색을 중심으로 도시를 관찰하고 사진이나 영상으로 기록하는 산책법이다.‘도심은 회색뿐’이라는 말은 컬러 워크를 시작한 이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이들은 건물 벽의 미세한 색감, 자판기 버튼의 포인트 컬러, 행인의 양말까지 인식하며 산책을 즐긴다. 조씨 역시 “단순히 예쁜 색을 찍는 활동이 아니다. 특정 색에만 집중하면서 일상을 관찰하면 전에는 보이지 않던 사물과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고 했다.Z세대의 유행처럼...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이 오는 27일로 예정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항명 혐의 사건 항소심 재판에 불출석하겠다는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전 사령관은 박 대령 재판의 증인으로 신청된 상태였다.26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사령관 측은 이날 서울고법 형사4-1부(재판장 지영난)에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27일로 예정됐던 김 전 사령관에 대한 증인신문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김 전 사령관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국방부 상부로부터 ‘수사대상 축소’ 지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로 채 해병 수사외압 의혹의 ‘키맨’으로 불렸다. 김 전 사령관은 박 대령이 주장한 ‘VIP(윤석열 전 대통령) 격노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며 부인해 왔다.채 해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특검)팀은 오는 27일 공판을 참관해 김 전 사령관 증인신문 내용을 검토할 예정이었다. 류관석·이금규·정민영·김...
다른 사람에게 기회 가면 어쩌나 줄 서야겠다 싶게 욕심났던 역할 미지에게서 과거의 제 모습 보여 실패라 생각한 시기 지나고 나면 그 자리가 저의 자리였던 것 같아지난 29일 호평 속에 종영한 tvN 드라마 <미지의 서울>은 일란성 쌍둥이 미지와 미래가 잠깐 서로의 삶을 바꿔 살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박보영은 밝아 보이는 미지와 메마른 듯한 미래를 섬세한 연기로 풀어냈다.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소속사 사옥에서 만난 박보영은 “공감과 위로가 되는 대본이라 ‘다른 사람에게 기회가 가면 어떻게 하나, 이거 줄 서야겠다’ 싶을 정도로 함께하고 싶었다”면서 “해보겠다고 저지른 후에야 1인2역에 대한 걱정이 밀려왔다”고 말했다.드라마 속 박보영은 쌍둥이의 차이를 크게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시청자들이 정체를 눈치챌 정도의 힌트를 남긴다. 미지를 연기할 때는 자신이 사회생활을 할 때의 밝은 모습을, 미래를 표현할 때는 혼자이거나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