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28일부터 6억원 이상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는 대출 규제 시행에 들어갔지만 정부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대통령실은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며 전면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직결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전날 시행에 들어간 대출 규제 정책을 두고 29일에도 관련 논평이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금융위원회의 6·27 가계 대출 규제 발표 당일인 지난 27일 “대통령실은 부처의 현안에 대해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힌 후 ‘로 키’ 접근을 이어간 것이다.
원론적 메시지 역시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6·27 가계 대출 규제를 두고 “대통령실의 대책이 아니다”라며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지켜보고 있다”고 밝힌 뒤 2시간 만에 나왔다. 대통령실과 무관하게 금융당국과 기획재정부 차원에서 만든 대책으로 오인받을 상황이 되자 ‘그렇지 않다’는 취지로 바로잡기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됐다.
출범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새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인 만큼 이 대통령 의중과 무관치 않다는 게 관가 안팎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강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대통령실로) 보고가 특별히 없었다”고 했지만, 이후 대통령실 측에서는 이에 대해 “국무회의 등에서 정식 안건으로 보고된 것은 아니라는 의미”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통령실이 말을 아끼는 데는 정무·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이나 대통령실 참모가 집값 급등이나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직접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할 경우 역대 진보 정권의 정책 실패와 정치적 패착 사례가 재연될 가능성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6·27 가계부채 대책 발표 당시는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국토교통부 장관 인선이 나오지 않은 시점이었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이 전면에서 정책을 발표하거나 앞장설 경우 마치 이것이 이재명 정부 전체에서 정밀한 조율을 거쳐 나온 정책으로 비춰지는 것을 경계했다는 해석도 있다.
대통령실의 부동산 대책 ‘거리 두기’가 얼마나 지속될 수 지는 미지수다. 이 대통령을 겨냥한 야당 공세는 가팔라지고 있는 데다, 정책 성패가 결국은 대통령실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이 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이 ‘빌보드 200’ 차트 8위에 올랐다. 올해 발매된 OST 앨범 중 처음으로 ‘톱10’을 기록했으며 가장 높은 데뷔 성적을 기록한 OST 앨범이 됐다.
미국 빌보드는 30일 발표한 주간 차트 예고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앨범이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8위로 데뷔했다고 밝혔다. ‘빌보드 200’은 실물 음반 등 전통적인 앨범 판매량, 스트리밍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환산한 수치(SEA),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횟수를 앨범판매량으로 환산한 수치(TEA)를 합산해 앨범 소비량 순위를 매긴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앨범은 이번 차트 집계 기간동안 SEA 2만7000장, 앨범 판매량 3000장, TEA 1000장을 기록했다.
앨범에는 애니메이션 속 3인조 K팝 걸그룹 ‘헌트릭스’가 부른 ‘테이크 다운’(Take Down),‘골든’(Golden)과 5인조 보이그룹 ‘사자보이즈’의 ‘소다 팝’(Soda Pop) 등이 수록됐다. ‘테이크 다운’은 걸그룹 트와이스의 정연, 지효, 채영이 부른 버전도 담겼다.
음원은 세계 최대음원사이트 스포티파이의 글로벌 차트에서도 상위권에 올랐다. 30일 스포티파이의 ‘톱 50 글로벌’ 차트에서는 ‘골든’ 7위, ‘유어 아이돌’(Your Idol) 11위, ‘소다 팝’ 17위, ‘하우 잇츠 던’(How It‘s Done) 19위, ‘프리’(Free) 34위, ‘왓 잇 사운즈 라이크’(What It Sounds Like) 39위 등 수록곡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일 공개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K-POP 걸그룹 헌트릭스가 무대 밖에서는 악귀를 사냥하는 영웅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모가 잔소리한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정말로 걱정되는 것이 많아서 그래요.”
지난 20일 중국 지린성 옌볜대 2025학년도 졸업식. 주방에서 입는 흰색 조리복과 위생모자 차림의 중년 여성이 연단에 섰다. ‘식당 이모님’이라 불리는 옌볜대 구내식당 노동자 류샤오메이다.
옌볜대는 이날 졸업식 축사를 유명인사 대신 류씨에게 맡겼다. 류씨는 연설을 이어갔다. “배달음식은 편리하지만 자기가 직접 만들어 먹는 것보다는 건강에 좋지 않아요. 밤새 야근한다고 라면만 먹으면 안 돼요. 억울한 일 있어도 혼자 끙끙 앓지 말아요. 업무 스트레스가 심해도 잊지 마세요. 밥은 잘 먹어야 해요.”
최근 옌볜대가 류씨의 연설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이후 이 영상은 ‘좋아요’ 수십만개를 기록했다. 또 ‘식당 이모가 졸업식에서 학생들을 감동시켰다’ ‘이모님 연설에 학생들이 눈물을 흘렸다’는 해시태그가 인기 검색어에 올랐다. 틀을 깨는 진솔한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에 와 닿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중국기자협회보에 따르면 류씨는 2017년 옌볜대 물류지원부 급식센터에 입사해 제2학생식당에서 일했다. 사계절 내내 만나는 학생들을 보면 자식 같다는 마음이 든다고 했다. 그는 항상 미소 띤 얼굴과 쾌활한 성격으로 학생과 동료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옌볜대 급식센터는 졸업식 열흘 전 제2학생식당에서 축사를 할 사람을 정해달라는 학교 측 연락을 받자 류씨를 연설자로 정했다.
류씨와 급식센터 측은 졸업식 전날 만두를 1만5000개를 빚었다. 길을 떠나는 이에게 만두를 빚어 먹이는 것은 중국 동북부 지방의 풍습이며 또한 학생들을 깊이 축복하고 염려하는 마음을 담은 것이라고 중국기자협회보가 전했다.
신경보 등에 따르면 중국 대학 졸업식에 학내 노동자를 초청해 축사를 맡기는 사례가 종종 있다. 화중농업대의 2021년 졸업식에는 구내식당 노동자가 연사로 나섰으며 올해 둥난대 졸업식에서도 물류 서비스 담당 직원이 학생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말은 참으로 신비스럽고 경이롭다. 그 속에는 질서와 자유로움이 어우러져 우리가 평소에 쓰면서도 새롭게 느껴질 때가 많다. 이러한 언어의 신비는 특히 색깔을 표현하는 방식에서 두드러진다.
흔히 ‘빨갛다’ ‘까맣다’는 사물의 외양을 묘사하는 데 쓰인다. 잘 익은 빨간 사과나 숯처럼 까만 연기를 떠올릴 수 있다. 우리말은 이처럼 대상을 설명하는 말이 대상을 꾸며주는 형태로 변하며 더욱 풍부해진다. 가령 ‘사과가 빨갛다’가 ‘빨간 사과’로, ‘연기가 까맣다’가 ‘까만 연기’가 되는 식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러한 규칙이 언제나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새빨간 거짓말’을 ‘거짓말이 새빨갛다’로 바꾸면 어색하거나 틀린 문장이 된다. 이는 ‘새빨간’이 거짓말의 실제 색깔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그 거짓말이 터무니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비유적 의미로 굳어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언어에는 반복적 사용과 문화적 맥락을 통해 특정 형태로 굳어진 관용 표현이 많다. ‘새빨간 거짓말’은 이미 하나의 의미 단위로 자리 잡아 일반적인 형용사-명사 결합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는 색채어가 본래의 색깔을 넘어 때로는 특정한 형태로만 깊은 의미를 전달하는 언어적 현상을 보여준다.
색채어가 비유적으로 확장되는 데에는 우리 문화와 심리가 깊이 작용한다. 빨강은 불의 강렬함, 검정은 어둠과 망각을 상징하는 등 오방색 전통이 우리말 곳곳에 녹아 있다. 이것은 단순히 시각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의 경험과 감정, 심리 상태까지 표현하는 언어적 장치가 된다. 얼굴이 ‘빨개졌다’고 하면 부끄러움이나 분노를, ‘하얀 마음’은 순수함을, ‘하얗게 질렸다’는 극도의 놀람이나 두려움을, ‘검은 속’은 악한 마음을 떠올리게 한다.
이렇듯 색채어는 단순한 꾸밈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인지하고 해석하며 감정을 교류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매개체다. 색은 눈에 보이는 현상이지만 우리말에서는 마음과 삶을 비추는 창이 되어 때로는 말보다 더 깊은 감정을 진솔하게 전하기도 한다.